“여탕 수건이 더 자주 사라진다”는 이유로 여성 고객에게만 별도 요금을 받아온 목욕탕에 국가인권위원회가 제동을 걸었다.
인권위는 남성 고객에게는 무료로 제공하던 수건과 비누를 비회원 여성 고객에게만 유료로 제공한 목욕장 업소의 운영 방식은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목욕탕 안에 수건이 걸려 있다. ⓒ픽사베이
국가인권위원회는 7월28일 목욕장 업소를 운영하는 업주에게 관련 행위를 개선할 것을 권고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에게도 행정지도를 강화하도록 권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사건은 2025년 9월 한 이용객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진정인은 해당 목욕탕이 남성 고객에게는 수건과 비누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여성 고객에게는 별도 요금을 받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업주는 여성 고객에게만 추가 비용을 받은 이유로 ‘수건 분실’을 들었다. 회원 고객에게는 남녀 모두 수건과 비누를 무료로 제공하지만, 여탕에서 수건이 자주 분실돼 비회원 일반 여성 고객에게는 별도 요금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관할 지자체 역시 해당 지역의 여러 목욕장 업소가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관련 법령상 수건을 무료로 제공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답했다.
수건. ⓒ픽사베이
하지만 인권위의 판단은 달랐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해당 업소의 운영 방식이 개업 당시부터 이어져 온 관행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여탕에서 수건과 비누가 더 많이 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여성 고객 전체에게 추가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은 개별 이용객의 행동을 성별 전체의 특성으로 일반화한 조치라는 것이라 바라봤다.
인권위는 설령 여탕의 수건과 비누 회수율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하더라도 일부 이용객 때문에 발생한 문제를 여성 고객 전체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고 봤다.
특히 다른 방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예를 들어 수건을 빌릴 때 보증금을 받거나 반납 절차를 강화하고, 비누를 시설에 고정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분실에 따른 손실을 줄일 방법이 있는데도 여성 고객에게만 이용 조건을 달리했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이를 “개인별 책임의 범위를 벗어난 합리적인 근거를 찾기 어려운 차별행위”라고 판단했다.
지자체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었다. 직접적인 제재 권한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성별에 따라 이용 조건이나 요금이 달라지는 상황을 사실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목욕장업은 공공적 성격을 가진 만큼, 지자체가 성별에 관계없이 동등한 이용 조건이 보장되도록 관리·감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