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조부 친일파' 논란으로 배우 하영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그의 증조부인 안상호의 과거행적 또한 재조명 되고 있다.
배우 하영. ⓒ연합뉴스
11일 하영의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입장을 내고 "추가 확인 결과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록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고 성급하게 답변해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영은 지난 7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자신의 가족사를 소개하며 "당대 한양에서 서양 의학 전문 의원을 가장 먼저 여신 분 중 한 분"이라며 "일본에서 의학을 공부하신 후 한양에서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고, 고종 황제를 진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4대째 의사 집안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후 과거 하영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의사 집안이라는 점을 강조해 온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온라인에서는 그의 증조부가 의사 안상호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후 관련 기록을 통해 안상호가 하영의 증조부라는 사실과 함께 대정친목회 평의원으로 활동한 이력도 확인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대정친목회를 친일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대정친목회는 조선 민중을 일제의 무단통치에 순응시키기 위한 방안을 연구했으며, 1924년에는 한민족의 독립 의식을 약화시키고 일제의 총독 정치를 지지하는 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상호의 행적과 관련해서는 이완용과 관련된 기록도 남아 있다. 1927년 김명수가 편찬한 이완용 추모록 '일당기사'에는 독립운동가 이재명 의사의 습격을 받아 중상을 입은 이완용을 안상호가 "완쾌할 때까지 날마다 찾아와 진료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안상호의 친일 행적을 둘러싼 기록은 이뿐만이 아니다. 1918년 12월 10일 '매일신보'와의 인터뷰에서 안상호는 "조선 사람과 그리 상종하는 일이 없으므로 불편한 것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일본인 부인 이소코 역시 "11년 동안 조선에 있었어도 조선말은 한 마디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가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 등에 관한 특별법'을 공포하면서 친일재산 환수 문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법은 오는 12월 3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법의 핵심은 2010년 활동을 종료한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를 다시 구성하고,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재산뿐만 아니라 해당 재산을 이미 처분한 경우 그 처분 대가까지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법무부는 지난 6월 22일 조사위원회 설립을 위한 준비단을 출범시켰다.
대통령 직속 기구였던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활동하며 약 2373억원 상당의 친일재산을 환수했다. 다만 활동 기간이 4년으로 한정되면서 2010년 위원회가 해산한 이후에는 친일재산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환수할 법적 기구가 사실상 부재한 상태였다.
이 법에는 친일재산을 이미 처분한 경우에도 그 대가를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과 함께 친일재산 관련 제보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환수된 친일재산은 독립유공자와 그 유족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