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거듭 경신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정권 초기인데 과거 문재인·박근혜 정부가 치정적 수준의 정치적 위기에 빠졌을 때 보였던 지지율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최근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민주당 핵심 지지층 이탈까지 동반하고 있어 회복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3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긍정평가가 49%, 부정평가는 43%로 집계됐다. NBS 기준 이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처음으로 50%대 밑을 기록하며 최저치를 2주 만에 경신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이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하는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대통령 지지율이 43.3%, 민주당 지지도가 44.6%로 조사됐다. 조원씨앤아이가 12일 발표한 여론조사는 이 대통령 지지율 42.9%, 민주당 지지도 46.4%였다. 두 조사 모두 이 대통령 지지율이 집권 이후 최저치였다.
실제 현재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 수치를 과거 대통령들의 지지율 하락 국면과 비교하면 상황의 심각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문재인 정부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정치권을 뒤흔들면서 이른바 ‘조국 사태’가 본격화됐던 2019년 9월 첫째 주 리얼미터의 문 전 대통령 지지율은 46.3%로 이 대통령보다 3.0%포인트 더 높았다. 세월호 사태가 발생한 뒤 100일이 지나면서 민심이 최악으로 치달았다는 평가가 나왔던 2014년 7월 3주 차 리얼미터 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1.1%였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비교 자체를 꺼릴 정도로 최악의 대통령으로 꼽는 윤석열 전 대통령(42.0%)과 이 대통령의 취임 14개월 차 리얼미터 조사의 지지율 격차는 1.3%포인트에 불과하다.
이 대통령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정책 및 세제개편안에 대한 불만이 꼽힌다.
실제 이날 발표된 NBS 조사에서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정평가가 56%로 긍정평가(34%)를 20%포인트 이상 앞섰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 듯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부동산 등 세제 개편안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선다.
송영길 민주당 당대표 후보도 12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지금 지지율이 떨어지는 건 부동산 문제"라며 "LTV(주택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같은 대출 지원을 안 해주면 실수요자가 어떻게 집을 살 수가 있나, 이런 것 때문에 (이 대통령) 지지가 떨어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추이. ⓒNBS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한 불만과 관련해 구윤철 경제부총리에게 웃으면서 "무조건 기어서 다니시라"고 말한 것을 두고 안일한 인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부동산과 세제개편안에 대한 불만과 지지율 하락이 맞물린 현재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모른다는 취지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12일 JTBC 장르만 여의도에서 "이 대통령이 강조했던 부분을 부처가 반영해 만들었던 세제개편안인데 유체이탈 화법을 쓰고 있다"며 "지금 지지율 하락이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는 것 같은데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몸을 매우 낮춰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민주당 지지도가 횡보세를 보이고 대통령 지지율은 하락하면서 '디커플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도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왔는데 이제는 여당이 대통령 지지율 회복을 위해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민주당 유력 당권 주자인 김민석, 정청래 후보가 자신이 선출된다면 대통령 지지도를 10%포인트 높일 것이란 주장을 펴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핵심(코어)지지층의 이 대통령 지지 강도가 낮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대통령 지지율이 단기간 안에 반등을 넘어 50~60%대로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굳어진 지지층 내부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핵심 지지층 일부가 떠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지난 10일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평상시 같으면 여야 쟁점이 되는 여러 이슈들에 대해서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 반론도 펼쳐주고, 대통령과 청와대 측을 엄호하는 그런 당청 관계가 있었는데 전당대회가 워낙 치열하게 진행이 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없는 상태"라고 짚었다.
실제 조원씨앤아이 조사를 보면 민주당과 이 대통령의 핵심지지층으로 분류되는 40대와 진보층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직전조사보다 7.3%포인트, 5.5%포인트 각각 빠졌다. 한국갤럽 조사나 NBS에서도 40대나 진보층의 이 대통령 긍정평가가 줄어드는 추세다.
결국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단순히 정책에 대한 실망을 넘어 '정치적 동반자'였던 코어층과의 심리적 지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데 본질적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따라서 이 대통령이 향후 집권 1년 차 때와 비슷한 수준의 지지율 회복을 위해서는 민심을 반영한 정책 수정과 동시에 코어층이 이탈한 정확한 원인을 짚어 여권 내부의 갈등도 최소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시민 작가도 올해 3월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서 핵심 지지층과 관련해 "지지율이 높고 그러면 (핵심지지층 없어도) 괜찮지만 (대통령 지지율에) 어려움이 왔을 때 핵심지지층이 없으면 버티는 힘이 없어진다"며 중요성을 경고한 바 있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무선·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다. 정당지지도 조사는 6일과 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무선·ARS(자동응답)·RDD(임의전화걸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
NBS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