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정치인인 프란체스카 홍이 위스콘신 주지사 후보를 뽑낸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온건파 데이비드 크롤리 후보에게 약 4천 표 차이로 패배했다.
불과 일주일 전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선두를 지키던 프란체스카 홍 후보가 막판에 역전을 당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경선 결과를 두고 막판 부동층의 이동과 열성 지지자들에 가려진 착시가 겹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위스콘신 주지사 민주당 경선에서 석패한 프란체스카 홍 후보. ⓒ AFP통신=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12일(현지시각) 위스콘신주와 미시간주 민주당 경선에서 잇따라 나타난 여론조사와 실제 개표 결과의 괴리를 조명하면서, 이것이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 원인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앞서 프란체스카 홍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선두 자리를 지켰다.
상대편인 크롤리 후보가 지지율 부진으로 출마를 포기했다가 올해 7월 중순 재도전을 선언한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프란체스카 홍 후보는 38%의 지지율을 얻어 1위였고, 만델라 반스 전 부지사가 16%, 크롤리 후보는 7%에 그쳤다. 다만 34%가 부동층으로 남아 있었다.
그 뒤 반스 후보는 사퇴했고, 선거직전 크롤리 후보 캠프의 자체 조사에서도 프란체스카 홍 후보에게 18%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실제 개표에서 프란체스카 홍 후보는 여론조사 예측대로 39%의 지지율을 얻었지만, 크롤리 후보는 조사 예측치보다 30%포인트 이상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승리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반전의 원인으로 4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첫째, 막판까지 결정을 미룬 부동층이 투표장에서 대거 상대편에 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크다.
위스콘신주 유권자의 최대 3분의 1이 투표일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했는데, 토니 에버스 주지사의 크롤리 후보 지지 선언과 프란체스카 홍 후보의 6년 전 '경찰 예산 폐지' 발언 논란이 막판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둘째, 여론조사가 청년층 투표율을 과대 예측했다는 분석도 있다.
크롤리 후보 캠프 관계자는 뉴욕타임스에 보낸 서한에서 일부 여론조사가 18~45세 유권자 비중을 2018년과 2022년 실제 투표율의 2배 가까이 과다 산정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경선 유권자는 통상적으로 고연령층이 많은데, 프란체스카 홍 후보의 지지세가 강했던 청년층의 비중이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셋째, 프란체스카 홍 후보의 열성 지지자들로 인한 '착시'가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위스콘신주 여론조사업체 스테이트 네비게이트의 차즈 누티콤 대표는 프란체스카 후보의 초기 열성 지지자들이 여론조사에서 더 적극적으로 응답해 지지율이 과대 반영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마지막으로 개방형 경선에 따른 공화당 유권자 변수가 꼽혔다.
위스콘신주와 미시간주에서 민주당은 정당등록 없이 누구나 투표할 수 있는 개방형 경선을 치렀는데, 여론조사 기관들이 실제 투표에 참여할 공화당원과 무당파 비율을 과소평가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차즈 누티콤 대표는 "공화당원들이 투표했다면 압도적으로 프란체스카 홍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을 것이다"고 말했다.
프란체스카 홍 후보는 1988년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한국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 캠퍼스에서 스페인어와 언론학을 공부하다 중퇴하고 요리사로 전업해 23세에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43노스'의 총괄 셰프를 지냈고, 이후 라멘 전문점 '모리스 라멘'을 직접 운영했다.
코로나19 시기 자영업자 지원 부족에 문제의식을 느껴 정치에 뛰어들었고, 2020년 위스콘신주 하원의원에 당선돼 주 의회 역사상 첫 아시아계 미국인 의원이 됐다.
그 뒤 두 차례 재선에 성공했으며, 민주사회주의자(DSA) 소속으로 경찰 예산 폐지, 32시간 근무제, 무상 학교급식 등 진보적 의제를 내세워 유권자의 큰 관심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