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욱 SK온 대표이사 사장이 ‘반짝 흑자’를 넘어 지속가능한 수익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본원적 제조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SK온이 배터리 사업에서 2분기 거둔 8천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은 대규모 고객 보상금이라는 일회성 요인에 기인한 만큼 향후 ‘제조업 전문가’인 이 사장의 원가 절감 및 수율 개선 등의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용욱 SK온 대표이사 사장이 2025년 1218일 서울 종로구 SK온 관훈캠퍼스에서 열린 '2025년 CEO레코그니션'에서 발언하는 모습. ⓒSK온
8월4일 증권업계 전망을 종합하면 2026년 SK온이 2021년 10월 창립 이래 처음으로 배터리 사업에서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부문은 2016년부터 개별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때부터 줄곧 영업손실을 봐 왔다. 사실상 SK그룹이 배터리 사업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경험하는 연간 영업흑자인 셈이다.
SK온은 2026년 배터리 사업에서 15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025년 영업손실 9319억 원에서 대폭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 배경에는 SK온 배터리 사업이 2분기 거둔 깜짝 실적이 있다. SK온은 배터리 사업에서 2분기 매출 2조9460억 원, 영업이익 8218억 원을 거뒀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도 24% 늘었고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한 것이다.
SK온이 배터리 사업을 통해 창립 이후 분기 영업이익을 낸 것 역시 2024년 3분기에 이어 두 번째다. 직전 1분기 영업손실 3492억 원을 뒤집고 반전을 나타냈다.
특히 SK이노베이션 계열사 가운데 2분기 가장 높은 영업이익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SK온 배터리 사업은 SK인천석유화학과 함께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그 뒤를 SK엔무브(6919억 원), SK에너지(6512억 원)가 이었다.
SK온 배터리 사업이 창사 이후 줄곧 적자를 이어왔던 만큼 정유와 윤활유 사업이 실적을 이끌었던 SK이노베이션 계열사에서 최초로 수치상 주요 수익원 반열에 오른 것이다.
이용욱 사장으로서는 2025년 11월 SK온 대표로 취임한 뒤 빠르게 분기 영업이익 창출에 이어 연간 흑자전환 가능성까지 긍정적 신호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우호적 상황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2분기 실적과 향후 전망을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흑자전환이라는 상징적 측면보다도 이 사장이 마주한 과제가 더욱 부각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규모 영업이익이 아직까지는 일회성 요인에 기댄 실적이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 등 증권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2분기 수령한 고객 보상금이 1조 원 규모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영업이익에서 1조 원을 제외하면 1800억 원가량의 영업손실을 본 셈이다.
2분기에 8천억 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에도 연간 전망치가 2천억 원을 밑도는 이유도 대규모 고객 보상금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사라질 공산이 큰 3, 4분기에 다시 영업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장이 고객 보상금 등 ‘이벤트’ 없이도 SK온의 영업흑자 체계를 구축하는지가 체질을 개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7월30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배터리 사업 실적 반등(턴어라운드) 전략을 묻는 질문에 “공급사 다변화, 수율 및 생산손실 개선, 재고 관리 강화에 따른 재료비 감축, 자동화 및 AI 기반 운영 최적화를 통한 가공비·판관비 감축 활동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제조업에 걸맞은 본원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원가절감 노력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또 2분기에도 대규모 고객 보상금이라는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원가절감 활동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원가 절감과 수율 개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전략은 제조업 전문가로 평가받는 이 사장이 SK온 대표를 맡게 된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 배터리 반등 전략의 실행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평가된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10월 말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 사장을 SK온 대표이사로 내정하면서 “SK머티리얼즈와 SK실트론 사장을 역임하며 쌓아온 제조업 및 소재산업 전문성을 바탕으로 배터리 사업 제조 및 운영 전반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배터리 산업은 2020년대 초반처럼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외형 확장에 치중했던 과정을 지나 기존 생산라인의 수율을 높이고 원가를 낮춰 내실을 확보해야 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생산성과 운영 효율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국면으로 전환하면서 이 사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SK온의 배터리 사업을 둘러싼 업황이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점은 이 사장이 제조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우호적 환경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성장과 함께 배터리기업들의 기회가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8월3일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상반기 ESS 배터리 출하량은 461GWh로 2025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1% 증가했다. 지역별로 중국과 북미, 유럽, 기타 지역 전부에서 출하량이 늘었고 용도별로도 전력망용, 상업용, 가정용 모두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전기차 산업에서도 양대 시장 가운데 미국은 여전히 부진한 업황을 보이고 있지만 자동차의 이산화탄소(CO2) 배출규제를 강화한 유럽에서는 판매량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M증권의 8월3일 이차전지 월간보고서에서 6월 국가별 전기차(순수전기차 기준) 판매량을 보면 독일이 8만2천 대, 영국이 6만7천 대, 프랑스가 6만2천 대, 노르웨이 1만9천 대 등으로 나타났다. 모든 지역에서 1년 전보다 상승한 것이다. 이 기간 특히 독일은 74%, 프랑스는 9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실적발표 보도자료를 통해 SK온 배터리 사업을 놓고 “고정비 절감 효과와 함께 지속적 운영 효율화 추진으로 수익성 개선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전기차 배터리 판매 확대 및 ESS 추가 수주를 위한 대응력을 높여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