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급락하며 시장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발 메모리 반도체 경쟁 심화와 미국 빅테크 기업의 자금 조달 우려가 맞물려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결과다.
정부는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원인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지목하고 고강도 규제 카드를 꺼냈다.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시장점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등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증시 변동성 확대 대응 방안을 확정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개인 투자자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 한도를 전체 투자금의 20% 이내로 제한하는 총량 규제 도입이다. 현재는 투자금 전부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넣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일정 비율 이상 투자할 수 없게 된다.
과도한 투기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비용 부담과 진입 장벽도 함께 높인다. 정부는 선물시장에 적용되는 과다호가부담금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도 적용해 반복적 과다 주문을 억제할 계획을 세웠다.
현재 시행 중인 사전교육과 별도로 모의거래 이수를 의무화하고, 시장이 급변할 경우 금융당국이 레버리지 배율을 하향 조정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31일부터는 해당 상품을 추가 매수할 때 현금 3천만 원을 기본예탁금으로 맡겨야 한다.
다만 회의 참석자들은 반도체 수출 호조와 기업 실적 전망 상향 등을 근거로 최근 이어진 시장의 위기가 펀더멘털의 위기는 아니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주가 급등에 따른 조정 과정에서 나타난 수급 불안일 뿐,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화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