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경합주로 꼽히는 위스콘신주에서 주지사 후보 민주당 예비선거에 '민주사회주의자'인 한국계 후보가 당당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주지사 후보 프란체스카 홍 민주당 하원의원(가운데, 푸른 옷)이 2026년 7월22일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경찰관의 총격으로 한 시민이 사망한 사건 현장 근처에서 시위대와 함께 연설하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은 27일(현지시각) "미국 민주사회주의자들(DSA)의 정회원인 프란체스카 홍(한국 이름 홍윤정) 주 하원의원이 8월11일 위스콘신주 주지사 예비선거에 나선다"며 "주류 민주당원들은 그녀가 너무 과격하다며 공화당 후보와의 경쟁에서 패배할까 염려하고 있지만 변화와 진보를 염원하는 민주당원들은 그녀를 굳건히 지지하고 있어 민주당 내 분열과 혼란이 부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인 2세인 홍 의원은 2020년 위스콘신주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계 주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홍 의원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자신을 두고 "이번 선거에 출마한 유일한 노동자이자 한국 이민자 가정 출신의 싱글맘, 그리고 세입자"라고 소개했다.
DSA는 정당이 아닌 시민단체로, 소수의 이익이 아니라 인류의 필요를 충족하려 노동자들이 경제와 사회를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운다. 대표적인 DSA 회원으로는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이 있고, 버니 샌더스 버몬트 상원의원은 회원은 아니지만 자신을 민주사회주의자로 정의한다.
홍 의원은 공약으로 무상 보육, 대중교통, 공공 운영 식료품점, 대학 학자금 대출 탕감 등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정부의 역할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려 부유층 증세와 기업 세액 공제 폐지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유권자들은 노동자 계층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특권 엘리트층에 집중된 돈과 통제력을 분산시킬 대담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며 "유권자들은 이런 이유로 DSA 소속 후보들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위스콘신 주에서 가장 진보적인 지역구 중 하나인 매디슨을 대표하는 의원이다. 매디슨은 위스콘신 최대 규모의 대학인 위스콘신 대학교 매디슨 컴퍼스가 있는 곳으로, 홍 의원 역시 이 대학을 다녔다.
홍 의원은 고등학교 때 학교 대표 축구 선수로 활동했기에 대학교에서 스포츠기자가 되려 스페인어와 함께 언론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2009년에 대학교를 자퇴하고 음식점에서 식기 세척원으로 시작해 주방 보조원, 부주방장까지 올랐다.
꾸준히 음식점에서 요리사로 일하던 홍 의원은 2016년 전 남편인 맷 모리스와 함께 라멘 음식점을 열었으나, 2024년에 "물가가 상승해 임금 및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데 도저히 불가능해서" 폐업했다. 홍 의원은 워싱턴포스트에 "당시 폐업은 큰 재정적 부담이 됐다"며 "금융지주회사 캐피털 원이 올해 초 약 3만 달러(약 4360만 원)에 달하는 미납금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고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이를 갚았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2020년 매디슨 경찰 노조에 반대하고 요식업 종사자들의 노조 결성을 지지하는 진보적인 선거 운동을 펼치며 7명의 후보가 경쟁한 위스콘신 민주당 하원의원 예비선거에서 28%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이후 본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 패트릭 헐을 77%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당선되었으며, 2021년 1월 4일에 취임했다.
첫 임기 기간동안 홍 의원은 팁을 받는 근로자의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노력을 지지했고 위스콘신 주에 경제적 권리 장전을 제정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2022년 재선에 성공한 후, 홍 의원은 2024년에 주 내 유급 가족 휴가 제도를 도입하는 개혁안을 지지했다. 위스콘신 공립학교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의 역사를 가르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도 발의했다.
2025년 5월, 홍 의원은 신임 의원인 안젤리토 테노리오와 레누카 마야데브와 함께 주 의회 최초의 아시아계 의원 모임을 결성했다.
그럼에도 홍 의원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여전히 간헐적으로 바텐더 일을 하고 있다"며 "가장 좋아하는 칵테일은 위스콘신 주의 공식 칵테일인 브랜디 올드패션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