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강아지 ‘새봄’을 본 구조자는 전화로 보호자에게 절박하게 알렸다. 새봄이는 결국 보호자의 허락 끝에 철장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28일 ‘마당개 자원봉사자’ 김돗개 인스타그램에는 폭염 속 방치된 진돗개 ‘새봄’을 구조한 과정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kim_dot_gae 인스타그램 계정
새봄이가 머물던 철장에는 누군가 남긴 듯한 “다시는 살아있는 어느 것도 키우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28일 ‘마당개 자원봉사자’ 김돗개 인스타그램에는 폭염 속 방치된 진돗개 ‘새봄’을 구조한 과정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김돗개는 마당에서 묶인 채 지내거나 야외 환경에 놓인 개들을 찾아가 청소와 목줄 교체 등 생활 환경을 개선하는 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돗개는 “어제 제보를 받고 폭염 속에 방치되어 있던 진돗개를 만나러 갔다”며 “견주분께서는 현재 베트남에 계시며 다른 사람에게 아이를 부탁해 돌보고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접 마주한 새봄이의 상태는 보호자의 설명과 달랐다. 김돗개는 새봄이를 두고 “심한 헐떡임과 탈수, 열사병이 의심될 정도로 위태로운 상태였고,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고 전했다.
새봄이가 머물던 철장은 군데군데 녹이 슬어 있었고, 입구에는 오랫동안 치워지지 않은 듯한 거미줄이 가득했다. 주변에는 벌레들이 들끓었으며, 한쪽에 놓인 큰 대야에는 장마철 빗물이 고인 듯한 물속에서 벌레들이 살고 있었다. 사료 역시 오랫동안 방치된 듯 곰팡이가 핀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새봄이는 눈가에 파리가 계속 달라붙어도 이를 쫓아낼 힘조차 없어 보였다. 사료를 먹거나 물을 마시기 위해 스스로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어려울 만큼 상태가 심각했고,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결국 구조자들은 현장을 떠날 수 없었다. 김돗개는 “현재의 위급한 상태를 다시 한번 설명드리며 견주분께 간곡히 부탁드렸고, 결국 구두로 아이를 데려가도 된다는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견주분께서는 다음 날 데려가라고 말씀하셨지만, 저희는 그 하루를 더 기다리는 것조차 새봄이에게는 너무 큰 위험이라고 판단했다”며 “지금 이 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새봄이의 생명을 장담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이후 어떤 상황이 생길지 알 수 없었지만 결국 그 자리에서 구조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돗개는 구조 이후의 현실적인 어려움도 털어놨다. 그는 “저희는 구조단체가 아닌 개인 봉사자이며, 구조 이후 아이들이 안전하게 지낼 공간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구조가 필요한 아이를 만나면 여러 구조단체와 보호소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대부분은 보호 공간이 포화 상태이거나 돌볼 인력이 부족해 받아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지자체 위탁 동물보호센터는 보호 기간 이후에도 입양처를 찾지 못한 경우, 관련 법과 지침에 따라 안락사가 시행될 수 있는 곳도 있다”며 “단순히 구조부터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앞으로 살아갈 곳까지 함께 준비된 구조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돗개는 새봄이를 구조한 이유에 대해 “저희 역시 모든 강아지를 이렇게 구조하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새봄이의 경우에는 조금만 더 늦어졌더라도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고,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구조를 진행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폭염은 야외에서 생활하는 ‘마당개’들에게 더 가혹하다. 목줄에 묶여 있으면 스스로 그늘을 찾아 이동하기 어렵고, 콘크리트 바닥과 철제 구조물은 뜨겁게 달아올라 체온 조절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야외에 놓인 물은 쉽게 오염되고, 벌레와 각종 환경 요인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