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대규모 불완전판매 사태를 일으킨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에 대한 은행권 제재 수위를 놓고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천문학적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첫 중징계라는 상징성을 띠게 되지만, 자율배상을 진행한 은행권에 과도한 이중 처벌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과징금 액수 결정이 또다시 달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27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31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홍콩H지수 ELS 제재안을 확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쟁점은 제재의 핵심인 과징금 액수다. 금융감독원은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곳에 합산 6천억 원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재안을 금융위에 제출했다.
금감원은 5월 1조4천억 원 규모의 과징금 제재안을 올렸으나 금융위가 이를 반려했다. 이후 금감원은 은행권의 위반 동기와 방법을 각각 하향 조정해 부과 기준율을 낮춰 6천억 원 수준으로 감경했다.
하지만 금융위 내부에서는 6천억 원 규모의 금감원 원안을 유지할지, 추가로 과징금을 경감할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은 대규모 자율배상을 진행한 상황에서 거액의 과징금까지 부과받는 것은 과도하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은행의 수익은 판매 수수료에 불과한데 판매 금액 전체를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하는 방식이 부당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8월은 금융위 정례회의 휴지기지만 금융위는 산적한 현안을 고려해 8월 중 임시회의를 열어 ELS 제재안을 최종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2025년 9월 고객 297만 명의 정보가 유출된 롯데카드 해킹 사고 관련 제재안은 31일 정례회의에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4월 말 롯데카드에 영업정지 4.5개월과 과징금 50억 원 등을 부과하는 제재안을 금융위에 넘겼다.
금융위는 두 차례 안건소위원회를 열고 금감원과 롯데카드의 입장을 들으며 쟁점 논의를 진행했다.
관건은 신규 회원 모집이 중단되는 4.5개월의 영업정지가 원안대로 확정될지 여부다. 롯데카드는 2014년 정보 유출 사태로 3개월 영업정지를 받았다. 이번 사태를 위반행위 반복으로 판단하면 가중 처벌이 이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