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렸던 미국과 이란의 무력공방이 2주 만에 다시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미군에 추가공습을 하지 말라고 지시하면서 13일 연속 이어지던 대이란 공습이 멈췄다. 이란도 이틀 뒤 보복 공격을 전면중단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행동을 중단한 이면에는 미군 수뇌부의 조언과 미국 내 악화된 여론이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P통신=연합뉴스
27일 미국 매체 악시오스를 비롯한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미군 중부사령부와 트럼프 행정부는 공군력에 의존한 작전만으로는 달성할 수 있는 성과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란 공격을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트럼프 군사행동 중단, 미국과 이란 협상재개 가능성
브래드 쿠퍼 미국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최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백악관에 호르무즈 해협 일대를 제한적으로 공습하는 효과가 한계에 이르렀다며 사실상 공습중단이 필요하다는 뜻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습을 일시 중단하는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쿠퍼 사령관은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약 2주간 이어진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의 선박 공격 능력이 크게 약화됐으며, 미군이 사전에 선정한 주요 공습목표도 대부분 타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대규모 전투를 재개하는 방안이 남아 있지만, 전면적 공격을 재개할 것이 아니라면 앞서 2주간 진행해온 수준의 공습을 더 이어가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고위 참모와 군 수뇌부로부터 군사작전 방향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호르무즈 해협 일대 공습을 일시 중단하라고 군에 지시했다.
모하마드 아크라미니아 이란군 대변인도 26일 성명에서 "미군의 공격이 이틀 전 밤까지 이어졌지만 최근 멈췄다"며 "이란의 군사전략은 기본적으로 보복에 목적을 두고 있으므로 이란도 보복 작전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의 대화 가능성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다만 양측의 인식차가 워낙 컸던 만큼 이번 소강국면이 지속적 긴장완화로 이어질지는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에 떠 있는 선박들. ⓒ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행동 중단결정에는 군 지휘부의 현실적 판단뿐만 아니라 미국 내 여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수행능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CBS뉴스와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26일(현지시각)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 2193명 가운데 75% 이상이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전쟁을 다루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가 예상대로 순조롭게 전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바라본 비율은 약 20%에 머물렀고, 예상보다 수월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약 2%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이란과 전쟁을 시작할 때 이란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을 제거하는데 4~6주면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하지만 올해 2월28일 시작된 미국과 이란 사이 전쟁은 올해 7월까지 약 5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으며 뚜렷한 종전해법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내 여론에서는 앞으로의 전쟁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선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7%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앞으로 수개월 간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고, 20% 이상은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전쟁이 며칠 내 끝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9%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