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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백화점 업계가 외국인 관광객 특수를 등에 업고 사상 최대 실적을 향해 달리는 중이다. 내수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이 명품과 K패션, K뷰티, 미식 소비를 늘리며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모두 역대 최대치의 상반기 외국인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의 대표적 백화점 세 곳이 일제히 업계 첫 연간 외국인 매출 1조 원 시대를 전망했다.

[허프 트렌드] 내수 한파 녹인 관광객들의 지갑 : 백화점 3사가 일제히 '외국인 매출 1조 시대' 원년을 전망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난 황금 연휴기간 잠실 롯데월드몰을 방문해 쇼핑을 하고 있는 모습. ⓒ롯데백화점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올해 상반기 외국인 매출 6400억 원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외국인 매출(7348억 원)의 87% 수준을 이미 채웠으며, 이달 안으로 지난해 연간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에서는 현재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3분기 중으로 외국인 매출이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상반기 외국인 매출이 5800억 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외국인 매출 약 6500억 원의 90%를 상반기에만 달성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상반기 외국인 매출이 5천억 원가량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7천억 원)의 70%를 넘어섰다. 특히 외국인 매출 비중이 20%를 웃도는 더현대 서울의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증가하며 올해 처음으로 연간 외국인 매출 1조 원 달성이 기대된다.

백화점들의 호실적은 내수 부진과 대비된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로 국내 소비가 위축됐지만, 방한 관광객 증가와 원화 약세, K컬처 확산이 맞물리면서 외국인 소비가 실적을 떠받치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된다. 

외국인 소비의 변화는 고객 구성에서도 확인된다. 과거 중국 관광객 중심이던 시장은 미국과 동남아시아, 유럽 등으로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2019년 외국인 매출에서 중국 고객 비중은 77.5%에 달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48.5%까지 낮아졌다. 반면 미국 고객 비중은 1.1%에서 19.1%로, 기타 아시아 국가는 4.4%에서 14.9%로 확대됐다. 

고객층이 넓어지면서 소비 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쇼핑 목적의 개별 자유여행객(FIT)이 늘면서 구매 품목은 명품 중심에서 K패션과 K뷰티, 식음(F&B) 등 한국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실제 롯데백화점에서는 올해 상반기 외국인 고객의 해외 명품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30%가량 증가했고, 패션 상품군은 135%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명품뿐 아니라 남성·여성패션, 화장품, 식음료 등 주요 카테고리 전반에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외국인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도 진화하고 있다. 백화점들은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관광과 문화, 미식을 결합한 '글로벌 쇼핑 랜드마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명동 본점을 K패션 쇼핑 성지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조성한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는 매출의 70%가량을 외국인 고객이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잠실점 역시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등 관광 인프라를 연계해 서울 대표 관광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산본점과 동부산점도 김해공항과 오시리아 관광단지 접근성을 앞세워 외국인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명동 본점의 신세계스퀘어에서 K팝 콘텐츠를 선보이며 쇼핑과 관광을 결합한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강남점은 한강과 미식 콘텐츠를, 센텀시티는 부산 관광 수요와 크루즈 관광객을 기반으로 외국인 고객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을 중심으로 글로벌 MZ세대를 겨냥한 K팝, K뷰티, 팝업스토어를 강화하고 있다. 무역센터점은 면세점과 연계한 럭셔리 쇼핑 환경과 식음 공간을 확대해 구매력이 높은 비즈니스 관광객 공략에 나선다.

외국인 고객이 늘면서 쇼핑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AI 통역 디스플레이를 운영하는 한편 중국 대표 플랫폼인 샤오홍슈와 고덕지도, 따종디엔핑에 공식 채널을 개설했고, 오는 9월에는 업계 최초로 유니온페이 QR결제와 NFC 퀵패스를 도입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유니온페이와 알리페이, 라인페이, JCB 등 글로벌 결제 플랫폼과 협업을 확대하고, 120여 개국 30만 명 이상이 가입한 외국인 전용 멤버십을 기반으로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 글로벌'에 실시간 음성 번역 기능과 스페인어·프랑스어 서비스를 추가하며 지원 언어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방한 관광객 증가세가 이어지는 한 외국인 소비가 백화점 실적을 견인하는 흐름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백화점 경쟁력이 명품 브랜드와 내국인 VIP 확보에 있었다면 이제는 K컬처와 관광 콘텐츠, 디지털 서비스를 결합해 글로벌 고객을 얼마나 끌어들이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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