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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깐깐해진 잣대로 글로벌 거대 기술 기업들의 전력망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력 효율을 높이는 직류(DC) 배전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설비로 주목받고 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대표이사 회장은 세계 최초 100% 직류 배전 공장 준공, 압도적 배전 경쟁력, 대규모 미국 증설까지 삼박자를 갖추고 직류 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구 회장이 착실히 쌓아온 직류 역량으로 100년 묵은 교류(AC) 천하에 도전장을 내미는 사이, 증권업계는 LS일렉트릭을 직류 시대의 '시장 선도자'로 평가하고 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AI 데이터센터 직류 전환 시장 수주 확대 노린다 : 세계 최초 100% 직류 배전 공장 통해 주도권 확보
구자균 LS일렉트릭 대표이사 회장.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6개 지역 전력망 운영업체 및 송전망 소유자들은 17일(현지시각)까지 기존 및 신규 대규모 전력 소비 시설에 공급할 전력을 어떻게 확보할지 설명하는 보고서를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에 제출해야 한다.

이는 FERC가 6월18일(현지시각) 연방 전력법 206조에 따라 관할 지역 6개 전력망 운영업체에 각각 맞춤형 소명 명령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FERC는 대규모 전력 사용자들을 빠르게 전력망에 접속시키되,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일반 소비자의 전기 요금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고자 명령을 발표했다.

◆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허준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23일 전력기기 분석 보고서와 텔레그램을 통해 이번 명령으로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적지출(카펙스) 증가를 예상했다.

허 연구원은 "전체 전력망 투자에서 하이퍼스케일러의 비중은 지속 상향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비중 상향과 송·배전 분야에서 벌어지는 직류 전환 혁신 등을 고려할 때 하이퍼스케일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업체들에 주목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하이퍼스케일러는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운영하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의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을 뜻한다.

◆ 모든 고민의 근원은 전력 사용량 폭증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최근 가장 큰 고민 가운데 하나는 데이터센터의 폭증하는 전력 수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25년 4월 '에너지와 AI' 보고서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용 서버의 전력 소비량은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3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 수요 폭증이 예상됨에 따라 주어진 전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직류 배전을 통한 전력 변환 최소화가 해결책 중 하나로 제시된다. 데이터센터의 기존 시스템은 전력 사용 시 교류와 직류 사이 변환이 자주 일어나며 이 과정에서 전력 손실이 발생한다. 그러나 직류 배전은 이런 변환 단계가 적어 전력 손실도 적다. 엔비디아 역시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고전압 직류(800V DC) 배전을 2027년부터 도입하겠다고 제시한 바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불규칙한 전력 수요도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고민이다. 주파수는 대규모 AI 연산으로 전력 사용량이 폭증하면 급락하고, 반대의 경우 급등한다. 불규칙한 전력 수요로 인한 주파수 널뛰기는 데이터센터 내부 장비 고장은 물론 연결된 외부 전력망을 마비시킬 수 있는 위협 요인이다. 주파수는 전파나 음파가 1초 동안 진동하는 횟수를 의미하며 단위는 헤르츠(Hz)를 사용한다.

이에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전력 부하 안정화를 위한 일종의 '전력댐' 역할로써 주목받고 있다. ESS는 AI 데이터센터의 평소 남는 전력을 모아두었다가 모자랄 때 공급해주는 방식으로 전력망이 받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 엔비디아 역시 ESS로 소비전력 급변에 대응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 구자균, 원래 잘하던 배전에 직류까지 더했다

LS일렉트릭은 배전 분야에 강점을 보유한 기업이다. 2025년 4분기 기준 국내 데이터센터 대상 배전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구자균 회장은 배전 분야에 직류 전환이라는 흐름을 더해 미래를 대비해왔다.

구 회장은 2026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AI 데이터센터와 산업 전기화 등의 확산으로 배전은 전력 산업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 전력 경쟁력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전기를 쓰느냐에 달려 있다"며 "직류는 전력 손실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어 전력 시장의 판을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의 이런 의지에 발맞춰 LS일렉트릭은 2일 충남 천안시에 세계 최초 내부의 배전이 100% 직류로만 구성된 직류 배전 제조 공장을 준공했다. 이 곳은 ESS, 반도체 변압기(SST) 등 LS일렉트릭의 직류 전용 핵심 기기가 대거 적용됐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개발한 ESS 전력변환장치(PCS) 'G2'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SST는 전력반도체를 적용해 전압과 전류 변환이 동시에 가능한 변압기를 뜻한다.

LS일렉트릭은 공장을 직류로 설계·설치·운영하며 쌓은 자체 실증 데이터와 기술 신뢰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직류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현지화에도 공격적이다. LS일렉트릭은 6월25일(현지시각) 미국 유타주에 위치한 생산 거점 'LS일렉트릭 유타'의 증설 기공식을 열었다. 2500억 원을 투자해 2027년 초 가동을 목표로 생산시설을 6배가량 확장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증설이 완료되면 이 곳의 배전반 생산 능력은 연간 5천억 원 수준으로 확대된다.

최근 증권업계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이상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LS일렉트릭 분석 보고서를 통해 "데이터센터 배전반 중심의 폭발적 수주 증가세에 힘입어 연간 수주 가이던스의 대폭 상향이 예상된다"며 "AI 데이터센터의 직류 시대에 맞춰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시장 선도자'"라고 평가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3일 LS일렉트릭 분석 보고서를 통해 "빅테크 향 공급 레퍼런스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으며 STT 등 직류 데이터센터용 제품으로 포트폴리오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며 "당장의 실적 성장성과 중장기 수주 확장성을 모두 갖췄으며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구자균 회장이 직류 시장을 주목한지 10년 이상 됐다"며 "상반기 후반부터 북미 하이퍼스케일러,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직류 관련 제품 문의가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 표준이 없는 직류 시장, LS일렉트릭에는 양날의 검

다만 직류가 교류를 빠르게 대체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데이터센터 전문 언론 '데이터센터날리지(Data Center Knowledge)'의 3월 보도에 따르면 직류 전환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 재단 '커런트/오에스(Current/OS)'의 야닉 네이레 회장은 직류 도입의 장애물로 오랜 기간 교류를 중심으로 구축된 규정과 표준 체계를 지적했다. 네이레 회장은 "전력 산업은 각국의 자체 규정이나 표준에 좌우되는데, 교류 기반의 기준들은 100년 이상 정교히 다듬어져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직류 관련 기준이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는 점은 LS일렉트릭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준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3일 전력기기 분석 보고서를 통해 "직류 전류로 배전망을 구축하는 것은 아직 국제 규격이 없는 상태"라며 "이는 가장 먼저 안전하고 효율적인 솔루션을 내놓는 자가 표준이 된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표준이 없다는 점이 국내 배전솔루션 업체들에게 새로운 사업기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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