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영업이익 1조 원을 목표로 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밸류업 전략은 본업 경쟁력이 아닌 '고객 신뢰'라는 예상 밖 변수와 마주하게 됐다.
이마트는 지난 2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정 회장이 올해 기업가치 제고 전략의 핵심 과제로 내세운 '고객 신뢰 회복‘은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을 계기로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올랐다.
2분기 실적에서도 그 여파는 현실이 됐다. 이마트는 본업에서 회복세를 이어갔지만, 스타벅스 논란이 연결 기준 실적을 끌어내리며 시장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추정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올해 경영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고객 신뢰 회복'이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논란은 고객 신뢰 훼손으로 이어지며 2분기 연결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9일 공시에 따르면 이마트의 2분기 실적은 별도 기준과 연결 기준의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본업에서는 6월 공휴일이 지난해보다 이틀 적었음에도 할인점과 트레이더스의 기존점 매출이 각각 1.7%, 3.0% 증가하면서 본업 회복세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투자증권은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367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135% 증가하며 시장 기대치에 부합한 것으로 바라봤다.
반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98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8% 감소해 시장 기대치(746억 원)를 크게 밑돈 것으로 분석됐다. 연결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는 스타벅스코리아(SCK컴퍼니)가 지목된다.
증권업계는 '탱크데이' 논란이 스타벅스의 2분기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연중 최대 성수기인 프리퀀시 행사 기간에 고객 이탈이 겹치면서 실적 충격이 더욱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스타벅스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한 6537억 원, 영업손실은 131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이 제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도 예상 밖 변수가 생겼다. 이마트는 올해 초 2027년 매출 34조 원, 영업이익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통합매입 확대와 가격 경쟁력 강화, 트레이더스 성장, 퀵커머스 확대 등을 통해 본업 경쟁력을 높이고,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환원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문제는 이러한 본업 회복 흐름을 가린 변수가 스타벅스였다는 점이다. 이번 '탱크데이' 논란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단기간의 마케팅 이벤트였지만 지방선거 국면과 맞물리며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됐다. 단순한 프로모션 논란을 넘어 그룹 전체의 평판 리스크로 번졌고, 공교롭게도 연중 최대 성수기인 프리퀀시 행사와 시기가 겹치면서 고객 이탈과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이는 정 회장이 올해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고객 신뢰 회복’과도 맞물리면서 단순한 계열사 이슈를 넘어 그룹 차원의 경영 과제로 번졌다. 정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고객 신뢰 회복을 약속했고,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이마트 등기이사 복귀를 선언했다.
특히 정 회장에게 뼈아픈 대목은 이마트가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소비자 권익 및 고객 만족'을 3대 중대 이슈 가운데 하나로 선정하고, 고객 신뢰 저하와 소비자 불만을 핵심 성과지표(KPI)로 관리하는 동시에 ESG위원회와 이사회가 이를 직접 감독하는 체계를 구축했음에도, 고객 신뢰 훼손이 연결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리스크로 현실화했다는 점이다.
증권업계는 이번 사태만으로 이마트의 밸류업 전략 자체가 흔들렸다고 보지는 않는다. 실제 통합매입 확대와 가격 투자, 스타필드 마켓 리뉴얼, 트레이더스 경쟁력 강화 등 핵심 과제는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으며,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도 이미 이행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할인점과 트레이더스의 기존점 성장세, 통합매입 효과 등을 바탕으로 본업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고,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별도 기준 이마트 본업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홈플러스 영업 축소에 따른 반사효과 역시 2분기부터 본격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