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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후계구도를 마련하지 않고 장기 집권을 기반을 다지고 있다. 당·정·군 전반에 충성 검증을 강화하고 있는 것인데, 장기적으로 체제 불안성을 높이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글로벌 외신과 싱크탱크들은 시 주석의 이런 장기집권 체제 강화가 ‘포스트 시진핑’ 국면에서 중국 체제의 최대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진핑 '20년 장기집권' 바라보나, 후계자 없이 권력강화 고삐 : 제2 마오쩌둥 꿈꾼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신화통신=연합뉴스

12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시진핑 주석은 이오시프 스탈린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마오쩌둥 전 중국 국가주석과 유사하게 반대파를 지속적으로 제거하면서 강력한 1인 지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 고위층 자아비판과 군부 숙청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진핑 주석의 2022년 3연임 뒤 중국 지도부 내부에서 자아비판과 상호비판이 강화되면서 집단지도 체제가 유명무실화 됐다고 분석했다. 당이 아니라 시 주석이라는 최고지도자 개인에 대한 복종을 우선하는 쪽으로 뚜렷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아비판과 상호비판은 마오쩌둥 시대의 정치 관행을 일부 되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 주석은 정치국 위원들에게 해마다 회의에서 자신의 업무를 돌아보고 서로를 비판하도록 했으며, 이 과정에서 업무성과뿐 아니라 충성도까지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올해 들어서는 군부에서 숙청의 흐름도 더욱 선명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로이터는 올해 1월 시 주석의 오랜 측근으로 분류됐던 장유샤 전 중앙군사위원회(CMC) 부주석 조사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반부패 사정이 이미 시 주석의 가장 가까운 부근까지 파고들었다고 평가했다.

장유샤 전 부주석은 시 주석의 최측근 장군으로, 오래도록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맡아 군부 2인자로 불리던 인물이다. 

장유샤 전 부주석은 중국 혁명원로 장숭쉰(張宗遜)의 아들로 16세에 입대해 30년 넘게 군에 복무하면서 장성에 올랐다. 장숭쉰은 시진핑 주석의 아버지 시중쉰(習仲勳)과 중국 공산혁명에 함께 참여한 전우이기도 하다.

장유샤 전 부주석 축출은 부패 척결을 넘어 중국군 지휘구조 자체를 흔드는 사건으로, 충성 기준이 능력과 파벌 균형보다 앞서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외신은 바라봤다.

시 주석은 반복적으로 중국 지도부의 충성 검증을 진행함으로써 후계자를 키우기보다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오쩌둥 시대 후계정치와 시진핑의 역주행

시진핑 '20년 장기집권' 바라보나, 후계자 없이 권력강화 고삐 : 제2 마오쩌둥 꿈꾼다
마오쩌둥 중국 전 국가주석. AI 이미지.

중국 공산당 정치 체제에서 후계 구도는 늘 체제 안정의 핵심 변수였다. 

마오쩌둥 시기에는 공식 후계자를 세웠다가도 곧바로 의심하고 제거하는 일이 반복됐다. 대표적으로 류사오치 공산당 부주석이 문화대혁명 속에서 사회주의의 배신자로 낙인 찍힌 뒤 실각했고, 그 뒤 후계자로 지목된 린뱌오 국장부장도 1971년 의문의 비행기 추락사건으로 생을 마감했다.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 사망 뒤에는 사실상 명확한 후계자가 부재한 상태에서 일단 '혁명 원로'인 화궈펑이 잠정지도자로 등장했다가 곧 덩샤오핑 전 국가주석에게 실질적 권력이 넘어갔다.

덩샤오핑 전 국가주석 집권 뒤 중국은 이런 혼란을 줄이기 위해 집단지도체제, 연령규범, 임기제한, 조기 후계자 발탁과 같은 비공식 규칙을 발전시켜왔다.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과 시진핑 주석으로 이어지는 승계는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이 2013년 집권 한 뒤 2018년 중국 헌법 개정으로 국가주석의 임기제한이 폐지됐고, 차기 주자를 키우는 방식이 굳어지면서 중국의 승계규범이 다시 약화됐다.

시 주석의 권력독점은 마오쩌둥 시대와는 결이 다르다. 마오쩌둥은 대일항전과 건국을 이끈 국부로서 절대적 카리스마를 갖고 있었다. 덩샤오핑도 그의 앞에서 사실상 목숨을 구걸할 정도였다. 시 주석은 이런 카리스마가 없음에도 후계자를 공개적으로 키우지 않고 숙청으로 주변권력을 재편한다는 점에서 마오쩌둥 장기집권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싱크탱크들이 보는 ‘포스트 시진핑’ 시나리오

글로벌 싱크탱크들은 중국에서 시진핑 주석으로 향하는 권력집중이 심해질수록 당장은 통치효율이 높아 보일 수 있지만, 후계구도가 비어 있을수록 장기적으로 체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외교안보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이런 현상을 '권위주의자의 승계 딜레마'로 설명한다. 개인의 권력이 강할수록 조기에 후계자를 지정하기 어렵고 그 결과 지도자의 건강이상이나 돌발 사태가 곧 체제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올해 3월 낸 '시진핑 이후 시대(After Xi)'라는 이름의 보고서에서 △장기집권 후 갑작스러운 공백 △예상 밖 조기 권력이행 △질서있는 승계시간표 제시 등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기도 했다.

국제전략문제 연구소는 처음 두 가지 시나리오의 경우 위험도를 크게 보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경쟁 세력을 너무 철저하게 약화시킨 탓에 '누가 다음인가'보다 '누가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가'가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이러한 승계 불확실성은 중국 국내정치를 넘어 대외정책, 대만 문제, 글로벌 공급망과 금융시장 변동성까지 직결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2013년 3월 제12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으로 선출된 뒤 올해로 13년째다. 시 주석은 3번째 국가주석 임기는 2028년 끝난다. 지금 추세대로 이어진다면 4연임(2028년~2033년 중국 국가주석)도 불가능하지는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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