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가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직면한 어려움을 부각하는 보고서들이 나오고 있다. 중심엔 노사 갈등과 파업 리스크가 있다. 매출 영향 외에 중장기적으로 비용 부담을 늘리고, 신규 수주에까지 장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악재들의 귀결은 불확실성 증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본사 ⓒ 삼성바이오로직스
12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최근 증권사 보고서를 종합하면, 증권가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보수적으로 책정하고 있다.
이들은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파업으로 인한 3분기 매출액 하락이 우려되고 △노사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중장기 인건비 부담이 불가피하고 △대형 수주 소식이 추가로 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주가 전망의 근거로 들고 있다.
우선 증권가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부응하거나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수주 물량에 2025년 확보한 수주 물량의 본격적인 생산이 더해지며 1~4공장이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있고, 2025년 완공된 5공장의 램프업(생산량을 끌어올리는 일)도 확대되는 추세라고 평가한다. 아울러 최근 크게 상승한 환율도 외형 성장을 견인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IBK투자증권은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0% 상승한 1조3189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올투자증권 역시 2분기 매출액 1조3097억 원, 영업이익 5906억 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9.1%, 23.8%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증권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5%, 27.3% 상승한 매출액 1조3200억 원, 영업이익 607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수치는 모두 각 증권사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다만 이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분기에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봤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영향으로 일시적인 매출 둔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5월 노조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물량과 일부 배치(Batch) 폐기 비용이 3분기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배치는 원료를 한 번에 넣고 처리해 완전한 제품을 만드는 한 회차 공정 또는 그 분량을 뜻한다.
업계에 따르면, 4월 말 부분 파업과 5월 초 전면 파업을 거치며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발생한 생산 차질 규모는 총 23배치로, 매출로 환산하면 약 1500억 원 규모다.
이들은 빅파마향 추가 신규 수주 지연과 인건비 부담 상승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악재라고 봤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6년 들어 기존 계약의 증액이나 이월 공시 외에 신규 수주 실적이 없는 상태다.
이지수 연구원은 “신규 수주 지연과 노조 협상 타결 시 인건비 상승 부담이 예상돼 2027~2028년 이익 추정치를 하향한다”고 언급했다. 엄민용 연구위원도 “노사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임금 인상에 따른 중장기 인건비 부담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이유로 이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목표주가를 내리거나 유지했다. 다올투자증권은 기존 220만 원에서 210만 원으로, 신한증권은 190만 원에서 180만 원으로 각각 하향했다. IBK투자증권은 209만 원의 목표 수준을 그대로 지켰다.
◆ 법원의 항고심 판단 관건
이렇듯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의 갈등으로 사업 안정성이 저하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노사 갈등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타결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노사는 현재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노조와 사측의 의견 차이는 크다. 노조는 기본급 평균 14% 이상, 1인당 격려금 3천만 원,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 및 상한선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6.2% 인상, 일시금 600만 원을 제시한 상태다.
노조는 5월1일부터 5일까지 전면파업을 진행한 이후 지금은 연장근무와 휴일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관건은 사측이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다. 이 재판의 쟁점은 노동조합법상 쟁의행위 기간에도 정상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보안작업’의 범위를 어디까지 보느냐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에서는 ‘작업 시설 손상이나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은 쟁의행위 중에도 정상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사측은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특성을 인정해 달라는 입장이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이 세포 배양, 정제, 충전 등 개별 공정을 독립적으로 구별해 운영하는 구조가 아닌, 하나의 시스템으로 긴밀히 연결된 공정이라고 주장한다. 특정 단계가 중단되는 경우 세포 사멸이나 단백질 변질로 이어져 해당 배치 전체를 폐기해야 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를 든다.
반면 노조는 전체 공정을 하나로 인정할 경우 핵심 공정 노동자의 쟁의행위가 사실상 제한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4월 1심 재판부는 사측이 쟁의행위 제한을 신청한 9개 공정 중 농축 및 버퍼 교환, 원액 충전, 버퍼 제조·공급 등 3개 공정만을 쟁의행위 제한 대상에 포함했다. 재판부는 이미 생산된 물질을 보관 가능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일부 마무리 공정만 쟁의행위 제한 대상에 포함하고 배양·정제 등 주요 생산공정 전반은 포함하지 않았다. 양쪽은 모두 법원 결정에 불만을 품고 항고했다.
항고심 결정은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항고심 재판부가 3일 심리를 마무리하면서다. 법원은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단은 선고기일을 미리 지정하지 않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와 통화에서 “2주에서 한 달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법원이 바이오산업의 특수성과 노동권 보호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점을 찾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닉스 노사 역시 항고심 결과가 향후 교섭 국면을 좌우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존림 대표, 리스크 관리 과제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은 파업 리스크를 해소하고 신규 수주를 통해 투자심리 회복과 실적 개선을 꾀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통해 회사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노사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 대형 고객사와의 수주 논의가 지연되거나 계약 조건이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결국 존림 사장이 노조와의 대화를 지속하고 임직원 소통을 강화해 이 같은 문제를 한시바삐 극복하는 데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존림 사장은 6월23일(현지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 USA’ 현장 기자간담회에서 성장 가이던스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존림 사장은 “앞서 올해 매출 성장 전망치를 작년 대비 15∼20%로 제시했는데 이에 변경은 없다”면서 “(생산능력·포트폴리오·글로벌) 3대축 확장 전략을 이어가 지속적인 매출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를 이뤄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