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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아시아 곳곳이 40도 안팎의 이례적인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에펠탑 운영 시간이 단축되고 월드컵 거리 응원전이 취소되는가 하면, 학교 휴교와 철도 운행 조정까지 이어지며 폭염이 일상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에펠탑 단축 운영, 인도 집단 휴교, 월드컵 응원 취소 : 다 폭염 탓이고 한국도 사정권이다
프랑스가 폭염을 겪고 있는 2026년 6월21일, 프랑스 파리의 센강 변에서 한 여성이 모자를 쓴 채 차가운 물병으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도 기록적인 폭염을 피하지 못했다. 에펠탑 공식 홈페이지는 고온 예보에 따라 21일(현지시각)과 22일 에펠탑 운영을 예외적으로 오후 4시에 종료한다고 밝혔다.

폭염의 영향으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예정됐던 월드컵 거리 응원전이 취소됐다. 이탈리아는 폭염 경보 지역을 확대하는 등 유럽 각국이 비상 대응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국영기상청(AEMET)은 21일(현지시각) 17개 자치지역 가운데 13곳에 두 번째로 높은 단계인 '주황색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북서부 바스크 지방에는 최고 단계인 적색 경보가 내려졌으며, 당국은 이번 폭염이 이번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에서도 대응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 국영철도 운영사 SNCF의 장 카스텍스 사장은 21일(현지시각) 기저질환자들에게 폭염 기간 열차 이용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이는 폭염으로 인해 전차선이 손상되거나 철로가 팽창할 위험이 커지면서 철도망 운영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펠탑 단축 운영, 인도 집단 휴교, 월드컵 응원 취소 : 다 폭염 탓이고 한국도 사정권이다
2017년 4월 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1회 파리 마라톤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에펠탑 앞을 지나며 냉각용 물 분사를 맞고 있다. ⓒAFP/연합뉴스

독일은 폭염에 이어 극한 기상 현상까지 겹쳤다. 일부 지역 기온이 38도까지 치솟은 가운데 독일 기상청(DWD)은 베를린을 포함한 동부 지역에 강한 뇌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폭우가 쏟아지면서 야외 음악 축제인 '페트 드 라 뮈지크(Fête de la Musique)' 행사가 차질을 빚었다.

베를린 오픈 테니스 대회 주최 측은 강풍과 폭우로 관중들을 긴급 대피시켜야 했다. 당시 관중들은 미국의 제시카 페굴라와 체코의 린다 노스코바가 맞붙는 여자 단식 결승전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탈리아도 연일 이어지는 불볕더위에 몸살을 앓고 있다. 당국은 21일 볼로냐, 피렌체, 밀라노, 토리노 등 8개 도시에 최고 단계인 적색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로마에서는 교황이 사도궁 창문에서 전통적인 주일 기도를 집전하는 동안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자들이 양산과 우산을 펼쳐 들고 뜨거운 햇볕을 피했다.

에펠탑 단축 운영, 인도 집단 휴교, 월드컵 응원 취소 : 다 폭염 탓이고 한국도 사정권이다
유럽을 덮친 폭염 속에 21일(현지시각) 벨기에 나뮈르의 야생동물 재활센터 크레아브(CREAVES)에서 직원이 구조된 제비를 돌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폭염은 사람뿐 아니라 야생동물의 생존도 위협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벨기에의 한 야생동물 구조센터가 최근 며칠 동안 폭염으로 탈진한 동물 약 150마리를 구조했다고 21일 전했다. 특히 어린 새들의 피해가 두드러졌는데, 일부 새끼 새들은 둥지 안의 뜨거운 열기를 견디지 못해 둥지 밖으로 떨어지거나 스스로 뛰어내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폭염의 영향이 생태계 전반으로 번지는 가운데, 도시와 주거 공간 역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가정들은 전국을 덮친 폭염을 완화하기 위해 창문 밖에 커튼을 걸도록 권고받고 있다. 

암스테르담 공중보건연구소의 폭염 담당자 엘린 쿨렌은 SNS에 "커튼을 그냥 집 안에서만 달지 마라. 밖에도 걸어라"라고 글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전문가들은 습하고 서늘한 북유럽 기후에 맞춰 지어진 주택 구조에서는 이러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 같은 이상 고온 현상은 유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도에서는 올해 4월부터 예년보다 이른 폭염이 시작되면서 델리를 비롯해 전국 28개 주 가운데 절반가량 지역에서 학교 휴교령이 내려졌다. 상당수 지역에서는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6월 말까지 휴교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2일 폭염 장기화로 인도 부모들이 일과 자녀 돌봄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폭염이 교육과 노동, 돌봄 체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과 인도가 기록적인 더위와 씨름하는 가운데 한국도 폭염 대비에 긴장하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5월 발표한 '2026년 6~8월 3개월 전망'에서 올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도 대체로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부터는 기존 폭염주의보·경보보다 위험 수준이 높은 상황에 발령되는 '폭염중대경보'가 새로 도입됐다.

세계 곳곳에서 폭염이 일상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평년보다 더 덥고 습한 여름이 예고된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닌 만큼, 올여름 폭염이 얼마나 강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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