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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반도체 핵심공정 소재 가운데 하나인 육불화텅스텐(WF6)을 경제무기화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은 단기적으로는 수급불안과 원가 상승이라는 부담을 지게 됐지만, 동시에 육불화텅스텐을 생산하는 후성과 같은 국내기업이 대체 공급자로 부상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중국 반도체 핵심공정 소재 '육불화텅스텐' 무기화로 글로벌 공급망 흔들 : 한국에게 기회가 될 수도
중국이 반도체 핵심공정 소재의 일종인 육불화텅스텐을 무기화하고 있다. AI 이미지.

2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육불화텅스텐 공급 불안 문제는 단순한 소재 수급 문제를 넘어, 반도체 패권경쟁의 새로운 전선이 '공정소재'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육불화텅스텐은 텅스텐(W) 원자 하나에 불소(F) 원자 6개가 결합된 특수가스로 반도체 공정에서는 웨이퍼(반도체 원재료) 표면에 아주 가느다란 텅스텐 금속배선을 얇게 입히는 공정에 사용된다. 쉽게 말하면 반도체 칩에 아주 가느다란 전선을 그리는 데 쓰이는 잉크 같은 역할인 셈이다.

특히 7나노미터(nm) 이하의 초미세 반도체 공정과 인공지능 반도체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스마트폰과 PC에 들어가는 낸드플래시에 필수적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에 따르면 육불화텅스텐 글로벌 시장규모는 2026년 약 7억4천만 달러(한화 약 1조1천억 원)에서 2035년 34억5천만 달러(약 5조2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공급망 옥죄기 : 소재 하나가 반도체 공정에 영향을 준다

중국 반도체 핵심공정 소재 '육불화텅스텐' 무기화로 글로벌 공급망 흔들 : 한국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자외선(UV)에 비춰진 텅스텐. ⓒ 연합뉴스

문제는 중국이 육불화텅스텐 공급망 구조를 좌우할 수 있는 역량을 바탕으로 전체 공급망을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텅스텐 원광의 82% 이상을 중국이 생산하고, 텅스텐 원광을 고순도 파우더로 가공하는 파라텅스텐산암모늄(APT) 공정도 중국이 세계 시장의 80% 가량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순도 파우더를 주로 일본 기업들이 육불화텅스텐 가스로 전환하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대만 TSMC같은 기업들이 최종적으로 소비하는 구조가 수십 년간 유지되어 왔다.

중국 정부는 이 구조적 병목을 정밀하게 타격하면서 반도체 패권을 쥐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2025년 2월 텅스텐을 전략광물로 지정하고 수출라이선스제(특별 수출허가제)를 도입했다. 2026년 1월에는 이중용도 물자(민간과 군사용 모두 가능한 물자) 수출 규정을 적용해 육불화텅스텐 원료의 일본 수출을 사실상 전면 금지했다.

이에 따라 국제 텅스텐 가격은 치솟아 2026년 3월에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육불화텅스텐 가격도 2026년 6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2배 넘게 급등한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BMO는 이와 같은 가격 강세가 단기 투기가 아닌 구조적 공급 부족에 기인한다면서 2026년 내내 시황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결정적으로 올해 6월 중순 세계 육불화텅스텐 공급량의 약 25%를 담당해온 일본의 칸토덴카와 센트럴글라스가 2026년 7월1일부터 육불화텅스텐 생산을 영구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삼성과 SK 불안요소, 후성에는 기회

중국 반도체 핵심공정 소재 '육불화텅스텐' 무기화로 글로벌 공급망 흔들 : 한국에게 기회가 될 수도
상동읍 텅스텐 선광공장 건립 현장. ⓒ 알몬티대한중석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일단 단기 충격을 잘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텅스텐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서 단기 생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원가상승과 중장기적 수급 불안은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지정학적 이슈로 육불화텅스텐 관련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공급망 분석 플랫폼 서플라이그래프AI는 "중국의 텅스텐 수출통제 강화와 인공지능 수요급증이 맞물려 육불화텅스텐의 구조적 공급부족이 고착화되는 국면을 만나고 있다"며 반도체 기업들의 원가부담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처럼 육불화텅스텐 공급망 위기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는 불안 요소이지만, 국내의 반도체 소재 관련 기업인 후성에게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후성은 육불화텅스텐과 육불화부타디엔(반도체 식각가스)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소재기업이다. 육불화텅스텐 생산능력은 국내 400톤, 중국 500톤으로 합산 약 900톤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칸토덴카와 센트럴글라스가 공급망에서 이탈하면서 수요가 후성을 비롯한 한국 업체로 이전되는 흐름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다만 기회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과제도 명확하다. 우선 후성의 생산능력(약 900톤)은 일본업체의 공급공백(약 2천 톤 추산)을 혼자 메우기에 역부족이다.

또한 근본적으로 후성도 원료인 고순도 텅스텐 파우더를 중국에 의존하는 구조적 딜레마를 안고 있다. 중장기적 해법으로 강원도 영월 상동광산의 재개발이 주목받고 있지만, 본격 상업생산과 글로벌 공급망 편입까지는 추가적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한국이 이번 육불화텅스텐 공급망 위기 사태를 순조롭게 넘기기 위해서는 텅스텐 파우더 원료의 공급선 다변화와 상동광산 개발 가속화 등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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