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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과 임상민 대상 부사장의 승계를 앞두고, 대상그룹의 이사회 독립성 과제가 부각되고 있다. 일부 지배구조 개선 조치에도 불구하고 오너 중심의 이사회 구조와 견제장치 불충분 등 핵심 거버넌스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승계가 진행 중인 기업에서는 이사회가 후계자 선임, 계열사 간 거래, 지분 정리 등 주요 의사결정을 독립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그러나 내부 인사가 이사회의 다수를 차지할 경우 경영진 견제보다 의사결정 추인 기능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거버넌스 측면의 우려 요인으로 지적된다.

최근 국내 자본시장에서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와 주주권 보호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사회의 투명성과 독립성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상그룹이 경영 승계 과정에서 이사회의 견제 기능과 독립성을 얼마나 강화할 수 있을지가 향후 거버넌스 수준을 가늠할 중요한 잣대로 평가된다.

임세령·임상민 승계 앞둔 대상그룹의 지배구조 현 주소 : 이사회 75%가 내부인사, 사내이사도 오너 일가 주축
18일 대상그룹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대상홀딩스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60%로, 동종 업계인 CJ와 오뚜기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왼쪽부터)사진은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과 차녀 임상민 대상 부사장.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오너·계열사 경영진이 이사회의 75%

18일 대상그룹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대상홀딩스는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60%로 집계됐다. 같은 식품업계 기업 CJ가 80%, 오뚜기가 86.7%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집중투표제 미도입, 낮은 사외이사 비중 등이 주요 미준수 항목으로 꼽힌다. 특히 제도적으로는 분권형 이사회 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실제 이사회는 오너 일가와 계열사 경영진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독립적 견제 기능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상그룹은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을 중심으로 배우자인 박현주와 장녀인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이 핵심 의사결정 축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최성수 대상홀딩스 대표이사와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 등 전문경영인이 경영에 참여하는 구조다.

이사회 역시 이러한 경영 체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대상홀딩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 기타비상무이사 2명, 사외이사 2명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 4명 가운데 임창욱 명예회장, 박현주 부회장, 임세령 부회장 등 3명이 오너 일가다.  

또 기타비상무이사인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와 오연택 대상 김치CIC 대표 역시 그룹 계열사 경영진이다. 이를 감안하면 전체 이사회 8명 가운데 6명이 사실상 내부 인사로 분류된다.

법적 기준상 문제는 없지만 오너 일가와 계열사 경영진이 이사회의 75%를 차지하는 구조에서는 이사회가 경영진을 감시·감독하기보다 기존 의사결정을 추인하는 역할에 머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외이사 ‘견제장치 불충분’ 문제도 수면 위로

대상홀딩스의 오너 중심 구조에서 이사회의 독립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현재 대상홀딩스의 사외이사는 2명에 불과하고, 장기간 유사한 전문성 구성이 유지돼 왔다는 점에서 견제 기능 측면의 아쉬움이 제기된다. 

장기 재직은 회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새로운 시각과 전문성 유입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독립성 저하 우려 요인으로도 꼽힌다. 

대상홀딩스는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 2명을 모두 교체했다. 다만 직전 사외이사들이 모두 2020년 처음 선임된 이후 올해까지 6년의 법정 임기를 채웠다는 점은 이사회 구성의 변화 폭이 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특히 사외이사 구성의 전문성은 오랜 기간 유사한 틀을 유지해 왔다. 대상홀딩스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9년 동안 세무 전문가 1명과 법률 전문가 1명 체제로 사외이사회를 운영했다.

이후 상법 개정으로 사외이사 재직 기간이 최장 6년으로 제한되면서 2020년 사외이사 교체가 이뤄졌지만, 새롭게 선임된 인사 역시 국세청 출신 세무 전문가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로 구성됐다. 결과적으로 사외이사 개인은 바뀌었지만 '세무 전문가 1명·법률 전문가 1명'이라는 기본 구조는 15년 가까이 유지된 셈이다. 

다만 올해 새롭게 선임된 사외이사는 경영학 교수를 포함한 2인으로 구성돼 기존 세무·법률 중심 구조에서 경영 전문성이 추가됐다는 점은 변화로 평가된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대상그룹은 이사회가 특정한 배경이나 이해관계에 편중되지 않도록,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를 선임해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경영과 법률, 재무, 공정거래, 식품안전, 인공지능(AI)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독립성과 실효성을 갖춘 이사회 중심 경영을 이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견제장치 보완 측면에서도 전자투표제 도입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 등 일정한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핵심 쟁점으로는 여전히 집중투표제 미도입이 남아 있다.

집중투표제는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1주당 선임할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받고, 이 표를 특정 이사 후보 한 명에게 몰아줄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대주주의 독식을 막고 소수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다. 

대상홀딩스는 자산 규모상 집중투표제 도입 의무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집중투표제가 소수주주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높이는 대표적 주주권 보호 장치라는 점에서, 오너 중심 구조에 대한 견제 기능 강화 차원에서는 여전히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너3세 경영승계 앞둔 대상, 거버넌스 검증은 이제부터

대상홀딩스는 별도 기준 자산총액이 5천억 원대 수준으로 자산총액 2조원 이상 대형 상장회사 규제 대상은 아니다. 다만 대상홀딩스가 연결 기준 자산총액 4조원 이상 규모의 그룹을 지배하는 지주회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법적 의무 여부와 별개로 이사회 독립성과 견제 기능에 대한 시장의 기대 수준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승계가 진행 중인 기업에서는 형식적 법 준수보다 후계자 선임과 계열사 간 거래, 사업 재편, 지분 정리 등 오너 일가와 관련된 주요 의사결정이 잇따를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이사회가 경영진과 대주주로부터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소수주주 권익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지가 거버넌스의 핵심 평가 요소로 꼽힌다. 

대상그룹은 지분 승계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시장의 관심도 경영 승계 과정의 정당성과 투명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상그룹의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는 임상민 부사장이 지분 36.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임세령 부회장은 20.4%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반면 임창욱 명예회장의 지분은 4.09% 수준에 그친다. 

지분 승계가 사실상 마무리된 것과 달리 경영 승계는 아직 진행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임세령 부회장과 임상민 부사장이 각각 대상홀딩스와 대상의 등기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만, 그룹 경영을 총괄할 후계 구도가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그룹 경영의 중심에는 임창욱 명예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박영숙 플레시먼힐러드코리아 대표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세미나에서 "가족기업의 승계는 주주 간 정보와 권리의 공정성이 보장돼야 하며, 이를 위해 이사회의 충실한 감독 기능이 작동해야 한다"며 "거버넌스는 이사회의 충실의무와 선관주의 의무로 대표되는 신인의무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때 완성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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