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준법경영을 감독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반도체 설비의 지방 투자를 놓고 기업의 경영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호남권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잇따라 ‘반도체 지방 투자론’에 힘을 싣고 이를 ‘정치권의 압박’으로 보는 주장도 제기되는 가운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서 신중한 기류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6월16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6월16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4기 준감위 정례회의에 앞서 ‘반도체 지방 투자’가 준법감시위원회의 검토 사안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치권 논리에 좌우되지 않도록 유의 깊게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투자로 이어지게 된다면 준법감시위원회의 논의 사항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반도체 설비의 지방 투자가 적합한지를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최근 재계 안팎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생산 거점(팹·fab)을 호남과 충청 등으로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움직임은 두 회사가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 투자를 앞장서서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서 삼성전자의 지방 투자를 놓고 ‘신중론’을 견지한 만큼 관련 논의가 활발해질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6월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성장전략의 대전환’을 이뤄낼 대규모 투자 내용을 곧 공개하겠다고 소통했다. 같은 날 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 당선인도 인수위원회 출범식에서 지역에 반도체 관련 투자가 있을 것이라고 암시했다.
반면 반도체업계에서는 정치권의 압박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핵심인 반도체 설비 투자를 종용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방균형 발전이 중요하지만 지방의 인력 확보 문제, 전력 및 용수 공급의 어려움 등의 현실적 제약이 적지 않은 만큼 수십조 원의 반도체 설비 투자에는 효율성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