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 피자 시장을 지배했던 피자헛이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다. 1970년대 세계 최대 피자 체인으로 성장하며 글로벌 외식 산업의 상징이 됐던 피자헛은 배달 중심 시장 재편과 플랫폼 경쟁 심화 속에서 결국 사모펀드에 매각됐다.
같은 시기 한국에서는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를 통해 사업 재편이 본격화됐다. 세계 본사는 성장동력을 찾아 새 투자자를 맞고, 한국 사업은 법정관리 졸업을 통해 재도약에 나서는 등 피자헛은 지금 브랜드 역사상 가장 큰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피자헛의 모회사 얌브랜즈가 피자헛을 사모펀드 롱레인지캐피털과 중국 산하법인 얌차이나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금액은 모두 합쳐 4조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현지시각으로 16일 CNBC방송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피자헛 모회사 얌브랜즈가 피자헛 사업을 사모펀드 롱레인지캐피털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가는 15억 달러(약 2조 3천억 원)다. 중국 사업은 산하 법인인 얌차이나가 12억 달러(약 1조8천억 원)에 인수한다.
피자헛은 중국 사업을 포함해 모두 4조 원 규모에 매각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1958년 창립 이후 세계 최대 피자 체인으로 성장했던 피자헛은 창사 68년 만에 사실상 얌브랜즈 체제를 마감하게 됐다.
이번 매각은 단순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넘어 피자헛의 장기 부진이 반영된 결과로 평가된다. 피자헛은 수년간 경쟁 심화와 소비 트렌드 변화에 고전해왔다.
실제로 얌브랜즈는 지난해 11월부터 매각 작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얌브랜즈의 글로벌 매출은 5% 증가했지만 피자헛 매출은 2% 감소했다. 올해 2월에는 미국 내 피자헛 매장 250곳 폐점 계획도 발표했다.
한때 세계 피자 시장을 지배했던 피자헛은 배달 중심 시장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형 매장 중심 사업 모델을 구축했던 피자헛과 달리 도미노피자는 빠른 배달 서비스를 앞세워 시장을 확대했다. 그 뒤 우버이츠 같은 배달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외식업계 경쟁 구도가 플랫폼 중심으로 이동했고, 피자헛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글로벌데이터의 닐 손더스 전무는 "피자헛은 오랫동안 얌브랜즈 포트폴리오의 약점이었다"며 "브랜드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얌브랜즈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투자와 인내가 필요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시기 한국에서는 피자헛의 또 다른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서울회생법원 회생12부는 지난 16일 한국피자헛의 회생계획을 인가했다. 법원이 2024년 12월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한 이후 약 18개월 만이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한국피자헛은 자산 244억원, 부채 660억 원 규모의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여기에 올해 초 대법원이 가맹점주들에게 차액가맹금 214억 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하면서 독자 생존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결국 한국피자헛은 영업양수도 방식의 인수합병(M&A)을 통한 '청산형 회생'을 선택했다. 영업 관련 자산과 사업권은 신설 법인인 PH코리아로 이전하고, 기존 법인은 채무를 정리한 뒤 청산하는 방식이다.
새롭게 출범한 PH코리아는 피자헛 브랜드 재건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배달 플랫폼 중심의 성장 전략을 본격화했다.
두 회사는 배민 특화 메뉴 개발과 브랜드관 운영, 고객 데이터 분석, 맞춤형 마케팅 등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가맹점 수익성 개선과 소비자 경험 혁신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