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원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외환시장을 교란하는 투기 세력을 발본색원하기 위한 공동검사에 착수하며 시장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최근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원화 약세 흐름에 편승해 부당 이득을 챙기려는 은행권의 불공정 거래가 있는지 당국이 직접 들여다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은 한국은행과 함께 주요 외국환은행을 대상으로 하는 외환공동검사를 10일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검사는 서면 및 실지검사를 병행해 진행된다. 근거 법령은 외국환거래법 제20조 및 시행령 제35조다.
주요 점검 대상은 외국환은행이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으로 외국환 시세를 변동 혹은 고정시키는 행위 등 외환시장 안정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 여부다.
금융당국은 이번 공동검사 결과 은행의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취할 계획을 세웠다.
이번 조치는 7일 열린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의 연장선에 있다. 이 회의에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 등이 참석했으며, 참석자들은 과도한 환율 변동성과 일방향 쏠림 현상은 용인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역외에서 이뤄지는 차액결제선물환(NDF) 파생상품 거래를 통한 쏠림 현상이 국내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 NDF 거래 투명성을 높이고 역외 거래를 국내 외환시장으로 흡수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구윤철 부총리는 이 회의에서 "중동전쟁 전개 및 미국 물가 동향 등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재차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24시간 높은 경계감을 갖고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관계기관과 협조하여 오늘 마련한 대책을 신속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8일에는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주재로 시중은행 및 외은지점 임원들이 참석한 은행권 간담회도 열렸다. 이 자리에서 당국은 은행권에 자체적 외환시장 행동규범을 철저히 준수하고 시장 교란 행위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를 강화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