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이란과 교전을 멈추라고 경고한 뒤, 불과 하루 만에 이란과 이스라엘이 상호공습을 멈췄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본토 공습을 미국의 강력한 경고에 전격 취소한 것은 이례적 일로 여겨진다.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또한 미국이 이란전쟁 종전에 얼마나 매달리고 있는지 보여준다는 시선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통신=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란과 전쟁을 하면 혼자 싸우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국가들과 이란의 요청으로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란을 향한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와 나눈 인터뷰에서 "중동 5개국으로부터 네타냐후 총리를 말려달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이들 국가는 미국이 이란과 협상 중인 종전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7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격했고,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4월 미국과 이란의 정전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이란은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재보복으로 상호 교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네타냐후 총리에게 1차 전화를 걸어 막고자 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미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이란 수도 테헤란 및 북서부와 중부지역의 여러 도시를 공격하고, 이란 안에 위치한 석유화학 시설까지 타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처럼 상황이 진정되지 않고 8일 오전까지 공방이 이어지자 2차로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공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이스라엘 혼자 싸우게 될 것이라고 재차 경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이란 공격을 막기 위해 경고의 강도를 높힌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이란과 상호 교전에 들어간다면 미국의 군사·외교적 지원을 끊을 수 있다는 경고까지 보낸 것이다.
결국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테러정권이 다시 우리를 공격하는 실수를 저지른다면 무력으로 대응할 것이다"고 구두 경고와 함께 이란 본토에 대한 공습을 중단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의 대니 시트리노비치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과 나눈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시장과 글로벌 소비자들이 받는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종전합의로 전쟁을 끝내길 원한다"며 "다만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이 이란의 항복으로 끝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란전쟁이 빨리 끝나야 2026년 11월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정치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더욱 이스라엘을 통제하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2026년 10월 말 치러지는 이스라엘 총선에서 유리한 국면을 차지하기 위해 독자적 행보를 걸을 방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가디언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정치적 생존을 위한 최선의 전략은 미국과 이란 사이 종전협상이 실패하고 미국이 이란과 전쟁에 다시 휘말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