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발생한 것을 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개표 중단 및 선거 연기'를 요구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투표중단 사태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가장 먼저 알려진 서울 지역에서 개표가 계속 진행된다면 국민적 저항운동이 일어날 것이라 경고했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패배가 예측된 상황에서 선관위의 부실한 선거관리를 절대로 그냥 넘기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사태가 발생했다. 서울 송파구를 비롯한 17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어 "6시 이후 투표를 진행한 유권자의 경우엔 개표방송을 보고 투표했기 때문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번 서울시 투표는 유권자 투표권과 참정권이 심각하게 침해된 선거다. 그리고 이미 투표의 공정성은 깨졌다"고 주장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참정권과 투표권이 심각하게 침해됐다며 개표 중단은 물론 선거 연기를 공식 요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1시간 이상 투표 못하게되면 개인적 일정이나 건강 등 일신 상 사유로 투표를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한마디로 투표권 침해, 참정권 침해"라며 "중앙선관위에 분명히 요구한다. 서울 선거 개표 지금 즉시 중단하기 바란다. 공직선거법 196조에 의거해 선거를 연기할 것을 정식으로 요구하는 바이다"라고 강조했다.
6·3 지방선거 본 투표일인 3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투표소 곳곳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100여명이 줄을 서는 등 혼란이 발생했다. 잠실4동 투표소 등에서도 오후 4시10분부터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재개되지 못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개표와 관련해 가처분 신청을 내기 전에 선관위 스스로 개표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서울 선거는 재선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장 대표는 "이미 서울시 선거는 오염된 선거다. 오염된 선거는 무효다. 지금이라도 진상파악이 이뤄질 때까지 즉시 개표를 중단해야 한다"며 "진상파악 결과에 따라 서울시 선거는 다시 선거를 실시해야만 한다. 막연히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란 이유로 이번 사건을 덮고 갈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그러나 송 원내대표는 지방선거 재투표 가능성을 언급하며 결코 그냥 물러서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는 "18시 이후 투표 진행하면서 출구조사 결과가 투표에 영향을 미칠 개연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독일 헌재가 선거당국의 총체적 부실 운영이 투표권 행사를 방해하고 선거결과를 왜곡했다는 사유로 선거 전면 무효를 선언하고 재투표를 명령한 사례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는 개표가 계속 진행될 경우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다른 지역은 차치하더라도 서울 지역의 개표는 즉각 중단하는게 타당하다고 분명 말씀드린다"며 "정권에 의해 강압적으로 개표가 진행되고 그 결과가 국민이 생각하는 것과 다를 경우 국민적 저항운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방송3사가 실시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출구조사에 따르면 16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장을 비롯해 경기, 인천, 전남·광주, 대전, 세종, 충남, 충북, 제주, 경남, 울산 등 11곳에서 우세를 보이며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서울시장 선거는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1.4%의 득표율을 얻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46.0%)보다 앞설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허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9시께 경기도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에서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아주신 국민께 불편을 드리고, 공정한 선거 관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선관위는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투표용지가 부족한 투표소로 투표용지를 이송했다. 해당 투표소에서 대기 중인 유권자는 마감 시각이 지나더라도 정상적으로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안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