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주도한 공연 '프리덤 250'에 출연 예정이었던 가수들이 줄줄이 보이콧을 선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문화예술계의 저항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직접 무대에 서겠다'고 맞받아쳤지만,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5개월 여 앞두고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UPI=연합뉴스
1일 미국 CNN과 뉴욕타임스 등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워싱턴D.C. 내셔널 몰에서 6월25일부터 7월10일까지 열릴 예정인 '프리덤 250' 콘서트에 출연하려던 가수 대다수가 중도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덤 250'은 초당파기구 '아메리카 250'에 대항해 백악관 행정명령으로 설립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대안 행사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치적 관련성이 뒤늦게 알려지자 가수들은 잇달아 출연 취소를 선언하고 있다.
그래미상을 수상한 래퍼 영MC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정치적 연관성에 대해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며 출연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록밴드 포이즌의 보컬 브렛 마이클스도 "내가 동의했던 것보다 훨씬 더 불열적 형태로 콘서트가 변했다"며 안전문제 등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이 밖에 컨트리 가수 마르티나 맥브라이드, 펑크밴드 코모도스, R&B그룹 모리스 데이 앤드 더 타임도 연이어 콘서트 보이콧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같은 가수들의 연쇄 이탈에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가수들이 이번 공연과 관련해 '울렁증(yips)'을 겪고 있는 것을 안다"며 "돈을 지나치게 많이 받으면서 행복해 하지 않는 아티스트들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를 데려와 삼류 아티스트를 대신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스스로 '위대한 대통령'을 자처하는 이 발언은 오히려 문화예술계의 광범위한 거부를 부각하며 역풍을 맞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가 심화되는 시점에 터졌다.
로이터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4월15일부터 6일 간 미국 성인 12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34%로 집권 2기 기준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같은 여론을 토대로 2026년 5월 기준으로 모의 중간선거를 실시하면 민주당이 하원 과반을 차지할 가능성이 95%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분석에 비춰볼 때 올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공화당이 민주당에게 내어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레임덕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야당인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탄핵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번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를 유명 가수들이 보이콧한 사태는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약화를 상징하는 장면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