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의 전직 고위 임원들이 내부 기밀을 활용해 부당한 차익을 남긴 혐의로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가조작 등 금융시장 교란은 패가망신을 각오해야 한다”고 수차례 발언하는 등 정부가 금융범죄를 향한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투자업계 내부의 정보 관리 실태와 모럴해저드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미공개 중요 정보를 악용해 주식을 거래하고 차익을 챙긴 NH투자증권 전 고위 임원과 지인들이 검찰에 고발조치됐다. ⓒNH투자증권
21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에 따르면 위원회는 전날 제10차 정례회의를 열고 직무 수행 중 알게 된 미공개 중요 정보를 주식 거래에 악용해 수십억 원대 사익을 챙긴 NH투자증권의 전 고위 임원과 지인 등을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증선위는 또한 이들로부터 정보를 받아 거래한 이들에게 최고 수위의 과징금을 부과하며 강력한 시장 정화 의지를 드러냈다.
조사 결과 해당 임원 일당은 2023년 5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기업들의 공개매수 관련 정보가 대중에게 알려지기 전 15개 상장사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후 관련 내용이 공시되어 주식 가격이 오르면 보유 물량을 모두 처분하는 수법으로 차익을 실현했다.
금융위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증권사 임원이 배우자, 지인 명의의 차명계좌를 사용해 위법 행위를 은폐하고, 배우자도 또 다른 지인 명의의 차명계좌를 사용하는 등 수법이 고도화됐다”며 “자금추적과 압수수색 등 철저한 조사를 통해 다수 증권계좌를 통한 다수 종목 주식 거래의 귀속 주체를 파악하고 공모관계를 규명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했던 ‘패가망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강력하게 시장 정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금융위는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의 본보기를 보여 시장의 경각심을 높일 것”이라며 “이번에 검찰 고발 조치한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혐의자 8인을 향한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등 후속조치도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증선위 의결 사안은 지난해 10월 발생한 건으로, 관련 사실 인지 직후 내부통제강화 TFT를 구성하고 전사 차원의 내부통제 점검 및 개선 조치를 시행했다”라며 “임직원의 위법·부당 행위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시장 신뢰 제고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내부통제 및 준법경영 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또한 앞으로 진행될 검찰 수사 및 법원 재판 등 관련 절차에도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한편 정부는 이달 26일을 기점으로 자본시장 내 불공정거래나 회계 부정 행위를 신고할 때 지급하던 포상금 한도를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금융감독원 측에 자본시장 강제조사 권한을 직접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등, 주식 시장의 불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압박 조치와 제도 개편이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