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분배 요구를 정면 반박했다. 기업의 영업이익도 세금 부과의 대상이 된다는 기본적 사실을 노조가 망각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 대통령의 강경 발언을 두고 정부가 삼성전자의 파업에 대해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국민의 공동 몫인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나눠 갖자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며 "투자자조차도 세금을 떼고 당기순이익에서 배당을 받는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노조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현재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도화해달라고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노조의 핵심 요구 사항을 두고 "비상식적"이라 직격한 것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4월3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부 조직의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부당한 요구를 해서 우리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가 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달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노동권만큼 기업의 경영권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총파업을 하루 앞둔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최종 협상'에 나섰다. 노사는 이날 오전 정부의 사후조정 절차에서도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오후 4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참여 속에서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노동부 장관이 직접 조정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대로 이번달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18일 동안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피해금액이 무려 100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이 장기화된다면 다른 나라의 반도체 경쟁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 커질 경우 납기 지연과 대외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정부는 긴급조정권 발동을 심각하고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17일 대국민담화에서 "국민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히며 처음으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언급했다.
삼성전자 노사가 20일 오후 4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참여 속에서 다시 협상에 들어갔다. 사진은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모습. ⓒ연합뉴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법에 따라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권한이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될 경우 파업은 즉시 중단되며 30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된다. 이후 노사는 정부기관인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다시 밟게 된다.
삼성전자 노조 파업에 대한 국민적 반응은 냉담해 보인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규모가 한국 노동자 평균 연봉보다 갑절 이상 높다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등 외신 매체들조차 이번 삼성 노조 갈등을 두고 '이미 많은 것을 소유한 집단(삼성 노조)과 더 많은 것을 소유한 집단(경영진) 사이의 대립'이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