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전쟁 수행 권한을 제한하는 전쟁권한결의안을 찬성 50표, 반대 47표로 가결했다.
이번 표결은 단순한 외교·안보 현안을 넘어,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전쟁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해석된다.
빌 캐시디 미 연방 상원의원. ⓒAP=연합뉴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은 19일(현지시각) 진행된 미국 상원 절차 표결에서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이탈표를 확보하며 결의안을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공화당 지도부의 강한 반대에 막혀 본회의 토론조차 성사되지 못했던 해당 결의안은 여덟 번째 시도 끝에 처음으로 절차의 문턱을 넘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권한 행사에 대해 의회가 공개적으로 제동을 시도한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결의안이 최종적으로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실제 효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를 무력화하려면 상·하원 모두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현재 의회 지형상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번 표결에서 특히 주목받은 것은 공화당 내 이탈표의 성격이다. 빌 캐시디 루이지애나주 상원의원, 존 코닌 텍사스주 상원의원, 톰 틸리스 노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 토미 투버빌 앨라배마주 상원의원이 찬성표를 던지며 당 지도부와 다른 선택을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빌 캐시디 의원이었다. 그는 그동안 해당 법안에 단 한 차례도 찬성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 17일 실시된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지지한 도전자에게 패배한 이후 입장을 바꿔 찬성표를 던졌다. 정치권에서는 캐시디 의원이 경선 패배로 인해 더 이상 트럼프의 정치적 보복을 의식할 필요가 없어졌고, 그 결과 독자적 판단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판적이거나 독자 노선을 걷는 공화당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토머스 매시 연방하원의원이다. 반(反)트럼프 성향의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던 그는 19일 켄터키주 제4선거구 공화당 경선에서 패배가 유력해졌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에드 갤레인이 공화당 후보로 부상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거나 정치적으로 상처를 입은 공화당 인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일지는 향후 정국의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내부 균열이 본격화될지에 따라 공화당의 향배뿐 아니라 미국 정치 전반의 권력 지형 역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