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이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우리 국적 선박 '나무호' 피격 사건과 관련해 특정 국가나 단체를 공격 주체로 지목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격 주체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물리적 증거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란 정부가 공격한 게 아니냐는 야당 등의 주장에 대해 '이란 민병대'의 공격 가능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가 드론이 유력하냐는 질문에 "지금 섣불리 특정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란제 드론 ‘샤헤드-136’이 이번 한국 선박 공격에 사용됐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더욱 정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판단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 장관은 비국가 행위자에 의한 공격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지금 이런 것(비행체)를 쐈을 주체가 이란만 해도 여러 곳 아닌가. (친이란) 민병대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격 주체가 민병대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냐는 물음에 "염두에 둔다는 것이 아니라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정부는 나무호에 천공이 난 현장에서 수거한 엔진 잔해 등을 국내로 들여와 이를 토대로 비행체의 정확한 기종과 공격 주체를 규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나무호에 발견된 폭발물의 엔진 잔해 등은 조만간 외교 행랑을 통해 우리나라에 도착한다.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한국 선박 HMM ‘나무호’는 지난 4일 화재가 발생했다. 정부는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현장에 전문가로 구성된 인원을 파견했고 지난 10일 현장 조사 결과 피격에 따른 화재라고 밝혔다. 정부가 현장 조사 결과를 발표한 날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가 와교부 청사에서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을 만나 조사 결과를 청취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선박을 공격한 주체가 이란이라며 우리나라에 미국의 '프로젝트 프리덤' 참여를 촉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외교적 파장과 호르무즈 해협에 남아있는 우리 선박 및 선원들의 안전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조 장관으로부터 HMM 나무호 피격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수고하셨다"라고만 말했고 청와대도 별도의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