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3사가 마주한 호황 국면이 일시적 현상을 넘어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되는 새 질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력기기 3사 모두 우호적 업황을 타고 여러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HD현대일렉트릭은 재무안정성, 효성중공업은 기술개발, LS일렉트릭은 미국 관세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HD현대일렉트릭의 초고압 변압기. ⓒHD현대일렉트릭
한국신용평가는 4일 발간한 '전력기기 시장이 맞이한 뉴노멀(New Normal) - 수급 전망, 업체별 모니터링 사항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은 구조적 수요 확대 국면에 진입해 뉴노멀을 맞이하고 있다"며 "국내 전력기기 3사는 초과 수요에 힘입어 매출 증대와 동시에 영업이익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수주잔고도 늘어 중장기 수익기반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은 전례 없던 호황기를 맞이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요 측면에서는 산업·수송·건물 부문의 전기화와 함께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최근 집계에서 과거 15년 동안 정체됐던 선진국의 전력 수요가 증가세로 전환했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 강화, 미국 노후전력망 교체 등도 전력기기 시장의 수요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공급은 폭발적 수요 성장을 따라가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전력기기 3사를 포함해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생산능력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투자는 장기에 걸쳐 이뤄지는 데다 기업 특성상 증설에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기기 3사는 공급자 우위의 시장 환경 속에서 역대급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3사 합산 영업이익률은 2022년 5.3%에서 2025년 16.8%로 3배 이상 확대됐으며 이는 2024년 기준 대기업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 5.6%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한신평은 전력기기 3사를 둘러싼 변수가 각각 다르다고 평가했다.
먼저 HD현대일렉트릭은 재무안정성을 지속하는 것이 과제로 꼽혔다. 영업이익이 가파르게 개선됐지만 당분간 설비투자(CAPEX)와 배당 등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3사의 주요 투자계획을 종합해보면 HD현대일렉트릭이 7087억 원으로 가장 많다. 한신평은 "HD현대일렉트릭은 자금 소요가 확대될 수 있어 앞으로 늘어난 영업현금흐름으로 자금을 충당하면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는지 점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효성중공업은 전력기기 솔루션, 데이터센터 전원공급용 반도체 변압기(SST), 2GW(기가와트)급 초고압직류송전시스템(HVDC) 등 현재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의 완성도가 향후 성과를 가를 요소로 분류됐다. 한신평은 "효성중공업은 기술개발에 따른 제품 차별화 및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LS일렉트릭은 북미 매출 및 수주 비중이 지속해서 확대하는 반면 현지 생산능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 수준인 점이 리스크로 꼽혔다. 현재 대부분의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만큼 수출 과정에서 수익성 악화 요인이 발생할 수 있는 탓이다. 한신평은 "LS일렉트릭은 미국 생산기반 확충을 추진하고 있지만 준공 이후 생산 안정화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관세 정책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