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했다. 여기에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18일 총파업을 앞두고 정부의 입장에 공식적으로 반기를 들며 단체행동의 의지를 확고히 했다.
30일 인천 연수구 삼성자이오로직스 공장에 노동조합의 파업을 하루 앞둔 4월30일 노조 깃발이 걸려 있는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역사상 최대 실적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노조의 총파업 리스크를 마주한 가운데 삼성바이로오직스 노조도 2011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하면서 삼성그룹의 노사 관계가 운명의 '5월'을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지부는 입장문을 내고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소외되고 있는 이유는 현장을 외면한 경영의 결과다"라며 "회사는 직원들에게 책임을 돌릴 게 아니라 즉시 실질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이날부터 닷새 동안 전면 파업을 진행한다.
노조는 지난해 12월부터 사측과 협상을 이어왔지만 임금 인상률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14%를 요구한 반면 사측은 6.2% 인상안을 고수하면서 3월까지 13차례 교섭에도 합의에 실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가입자는 4천여 명으로 지난해 기준 전체 직원 5455명 가운데 73%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천여 명이 전면 파업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닷새 동안의 전면 파업으로 최소 6400억 원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2571억 원의 절반에 이르는 수치다.
앞서 회사 측은 연속 공정이 핵심인 바이오의약품 특성상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노조를 상대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하루라도 생산이 중단되면 단백질이 변질돼 전량 폐기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은 지난달 생산의 주요 9개 공정 가운데 마지막 세 단계를 제외한 6개 공정에 대해 파업 참여를 허용했지만 사측은 전체 공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만큼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항고 절차를 밟고 있다.
한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총위원장은 전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김 장관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노조에만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 데 관해 정부의 중립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며 노조를 '악마화'하는 여론 선동이라고 항의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총위원장은 서한에서 "산업부 장관의 평향적 노사관계 개입 및 이공계 노동가치 폄훼에 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은 현재 사태의 책임을 노동자에게만 전가했다"며 "노조를 여론으로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엔지니어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대한민국 산업 발전의 미래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지난달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기자단 백브리핑을 통해 "삼성전자의 결실에는 인프라, 협력기업, 소액주주, 국민연금이 연결돼 있다"며 "현재 발생한 이익을 회사 내부 구성원들끼리만 나워도 되는 문제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노조의 행보를 꼬집는 취지로 발언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5월21일부터 6월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했다. 연간 영업이익 15%을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지난 23일에는 평택사업장에서 결기대회를 개최하는 등 사측과 대립각을 더욱 날카롭게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