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왕시 내손동의 한 아파트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은 입주민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5월1일 경기도 의왕시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해 감식을 하고 있다. 이번 아파트 화재로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불이 난 세대의 바로 위층 입주민은 소셜미디어(SNS)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타버린 집안 내부 사진을 공개하며 "하루 아침에 모든 걸 잃었다"고 토로했다.
지난 4일 소셜미디어 쓰레드(Threads)에는 화재 발생 세대 위층에 부모님이 거주한다는 A씨의 글과 현장 사진이 올라왔다.
딸인 A씨는 "부모님은 처음으로 장만하신 집에서 20년 넘게 사셨는데 하루 아침에 모든 걸 잃으셨다"며 "우린 눈물도 안 난다"는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이어 "허망하게 불타버린 집안이랑 옷가지, 이불, 침대 등 누군가는 건질 수 있을 거라 했지만 현장에 가보니 건질 수 있는 게 없더라"며 "바로 아래에서 불이 시작돼서 남들보다 피해가 크다"고 설명했다.
화재가 발생한 세대 바로 위층에 부모가 거주했다고 밝힌 A씨가 공개한 사진. A씨의 부모님 아파트는 불에 타 형체조차 알아보기 힘들다. ⓒ쓰레드 캡처
특히 보상 문제와 관련해 "화재보험이 없어 가재도구에 대한 보상이 너무 작더라"며 "우스갯소리로 신혼부부가 새로 시작하는 것처럼 다시 시작하자고 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보상금이 참 원망스럽다"고 털어놓았다.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5월1일 경기도 의왕시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해 감식을 하고 있다. 이번 아파트 화재로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이후 A씨는 추가 글을 통해 현재 상황을 전했다. 그는 "보험회사에서 건물에 대한 보상 일부랑 가재도구에 대해 보상을 해준다고 한다"며 "불행 중 다행인 건 우리 집은 이재민 인정이 돼 임시 거처 지원이 된다"고 밝혔다.
다만 화재 피해를 입은 다른 이웃들의 고충을 전하며 "다른 집들도 상황이 심각한데 당장 갈 곳은 없고 시 지원은 가구당이라 3인 이상 가구들은 주변 숙박시설엔 갈 수 없더라", "당장 임시 거처에 대한 지원이 적어 다들 힘들어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피해자 B씨는 “우리 집은 지금 천장에서 계속 물이 떨어지고, 벽에는 균열까지 생겨 아파트 안전진단을 받아야 할 수준”이라며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생활 자체가 불가능하고, 복구 공사도 최소 3~4개월은 걸린다고 한다”고 전했다.
B씨는 이어 “이게 단순한 불편 수준이 아니라 ‘살 수 없는 집’ 상태인데, 지자체 지원은 고작 7일”이라며 “그마저도 세대당 하루 7만 원”이라고 주장했다.
B씨는 “이 돈으로 어디서 몇 달을 버티라는 건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추가 지원도 문의했지만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 가족은 갈 곳도 제대로 정하지 못한 채 버티고 있고, 이 집은 처음 입주 때부터 살아온 곳이라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삶 자체였는데,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무너져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4월 30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의왕시 한 아파트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30일 오전 10시30분쯤 해당 아파트 14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세대 거주자인 60대 남편이 추락해 숨졌고, 세대 내에서는 아내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 과정에서 다른 주민 6명이 연기를 흡입하는 등 경상을 입기도 했다.
조사 결과, 현장에서는 경제적 어려움 등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화재가 발생한 해당 세대는 경매를 통해 약 5억9500만 원에 낙찰됐으며, 화재는 기존 거주자의 퇴거 당일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감식반은 지난 1일 진행된 감식에서 집 안의 가스 밸브가 열려 있는 것을 확인했으며, 유출된 가스가 내부에 쌓여 폭발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