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러너들은 어떤 속도로 뛸까? 달리기를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가져볼 법한 의문이다.
최근 케냐의 마라톤 선수 사바스티안 사웨(30)가 1시간59분30초로 인간의 한계라고 불리던 '마라톤 2시간 벽'을 깨면서 프로선수의 속도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바스티안 사웨 케냐 선수가 2026년 4월2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6 런던마라톤 남자부 경기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1일 세계육상연맹과 영국 육상전문지 '아틀레틱스 위클리' 등을 종합하면 사웨는 4월26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렸던 2026 런던마라톤 남자부 마라톤 경기에서 초반 5km를 14분14초에 통과했다. 1km를 평균 2분50.8초로 주파한 셈이다.
10km 통과기록은 28분35초로 5~10km 구간을 14분21초에 소화했고, 15km는 43분10초를 기록했다. 전체 레이스를 통틀어 평균적으로 1km당 약 2분50초, 100미터로 환산하면 17초 페이스를 유지한 셈이다. 일반인이 운동장 100m를 전력질주하는 속도로 42.195km를 내내 달렸다는 뜻이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사웨의 후반부 페이스다. 사웨는 마라톤 전반 구간 21.1km를 1시간00분29초로 통과한 뒤, 후반부 절반을 59분01초에 완주했다.
일반적으로 마라톤에서는 후반에 페이스가 떨어지는 것이 보통인데, 사웨는 오히려 속도를 올렸던 것이다. 30~35km 구간을 13분54초에, 35~40km 구간을 13분42초에 달린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렇게 후반에 더 빨리 달리는 전략을 '네거티브 스플릿'이라고 부르는데, 체력안배와 정신관리 모두에서 최고의 경지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웨의 이런 기록은 다른 선수의 기록과 비교하면 더욱 빛이 난다. 한국 마라톤의 전설 이봉주 선수가 한국기록 2시간07분20초를 기록한 바 있는데, 이는 1km당 평균 3분01초 페이스다.
사웨는 이 페이스보다 1km당 11초 이상 빠른 페이스를 42.195km 내내 유지한 셈이다.
사바스티안 사웨 케냐 선수가 2026년 4월2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6 런던마라톤 남자부 경기에서 결승선을 통과하고 들어오고 있다. ⓒ AFP통신=연합뉴스
사웨의 세계 신기록에는 숫자뿐 아니라 서사가 숨어있다.
케냐 서부 출신인 그는 전문 훈련을 시작할 당시 신발조차 변변치 못할 만큼 가난했으며, 처음 받은 장학금이 500달러에 불과했다는 일화가 레이스 직후 전 세계 소셜미디어(SNS)에서 폭발적으로 공유됐다.
그는 지난해 2025년 런던 마라톤에서도 2시간02분27초로 우승한 바 있는데, 불과 1년 만에 자신의 기록을 3분 가까이 앞당겼다.
마라톤 2시간 장벽은 '서브2'라고 불리며 오랫동안 '인간 한계'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2014년 데니스 키메토 케냐 선수가 2시간02분57초로 당시 세계기록을 썼고, 2018년 엘리우드 킵초게 선수가 2시간01분39초로 이를 경신했다.
2019년 킵초게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비공인 이벤트 'INEOS 1:59 챌린지'에서 비공인 서브-2를 달성한 이후, 스포츠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공식 대회에서의 돌파가 현실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그리고 2026년 4월 26일, 런던의 봄 햇살 아래서 사웨가 그 예언을 현실로 만들었다.
인간의 몸이 42킬로미터를 2시간 이내에 달릴 수 있다는 사실은 이제 역사가 됐고, 다음 질문은 이미 시작됐다. "그렇다면 그 다음 한계는 어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