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비반도체 부문 조합원들 사이에서 노조 탈퇴 움직임이 늘고 있다.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성과급 요구안이 반도체 부문 중심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4월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최근 노조 탈퇴 신청 글이 빠르게 늘고 있다. 평소 하루 100건에도 못 미치던 탈퇴 신청은 지난달 28일 500건을 넘었고, 29일에는 1천 건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노조가 파업 기간 15일 이상 활동한 스태프에게 최대 300만 원의 활동비를 지급하기로 한 데 이어, 지난 1월 조합비를 1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인상한 결정까지 겹치면서 그동안 제기돼 온 불만이 표면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유일한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이번 파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체 조합원의 약 80%가 DS 부문 직원이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상한선 폐지를 제도화할 것을 요구하며, 5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노조는 성과급 지급 기준이 회사 실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보고, 보다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반도체 사업의 실적 변동성이 큰 점을 고려해 이에 맞는 보상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파업을 앞두고 DS 부문에 대해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요구한 반면,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DX 부문에 대해서는 별도의 요구안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부문 간 온도차도 나타나고 있다.
완제품(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같은 회사 내 DS 부문의 반도체 가격 인상 영향 등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감소했으며, 연간 실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에서는 성과급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부담으로 느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삼성전자가 성과급 상한 폐지 요구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부문 간 보상 격차로 인한 조직 내 갈등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노조는 DS 부문 내 적자 사업부에도 동일한 기준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부문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노조 내부에서도 노조의 대표성과 파업의 명분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전체 조합원 약 7만4천 명 가운데 DX 부문이 약 20% 수준에 그치는 만큼 노조가 파업을 예정대로 추진할 가능성도 여전히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