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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대규모 이민자 추방 정책과 행정부 권한 확대 시도가 미국 연방대법원의 강한 질문 공세에 직면했다.

[허프 US]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임시보호' 종료 시도에 대법원 보수·진보 팽팽 : 이민자 120만 명 거취 달렸다
미국 이민자 권리 활동가와 시위대가 2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임시보호지위(TPS)' 종료 시도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은 29일(현지시각) 현재 미국에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수십만 명의 이민자들에게 부여된 '임시 보호 지위(Temporary Protected Status)'를 행정부가 박탈할 수 있는지를 두고 심리를 진행했다.

이번 병합 사건인 '멀린 대 도(익명) 사건'과 '트럼프 대 프리츠 에마뉘엘 레슬리 미오 사건'은 아이티·시리아 출신 이민자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임시 보호 지위 종료 시도를 둘러싼 법정 소송이다. 당시 국토안보부 장관이었던 크리스티 노엄이 보호 해제 과정에서 법이 요구하는 명확한 협의 절차를 준수했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진다.

29일 변론 과정에서 보수 성향과 진보 성향 대법관들은 노엄 장관의 조치가 합법적인지 여부를 두고 의견이 팽팽하게 갈린 모습을 보였다. 

법무부를 대표한 존 사우어 송무차관은 "노엄 장관의 결정에는 사법적 검토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엘레나 케이건·소니아 소토마요르·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 등은 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케이건 대법관은 "사법 심사 제한 규정이 광범위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보수 성향 대법관들은 법적 절차와 기술적 쟁점에 더 주목하는 모습을 보였다.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은 협의 절차의 적정성을 사법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경우, 향후 모든 협의 과정에 대해 문제 제기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시 보호 지위 대상자 측 변호인인 아힐란 아룰라나담은 "협의는 반드시 특정 사안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며, 해당 국가의 상황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임시 보호 조치는 폭력·전쟁·내전 등으로 인해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이들에게 국토안보부가 부여하는 임시 체류 자격이다. 임시 보호 조치를 받은 이민자들은 미국에서 체류·취업·교육·부동산 임대 및 구매 등 일반 시민과 유사한 생활이 가능하지만, 시민권이나 영주권으로 이어지는 않는다. 

현재 미국에서 임시 보호 조치가 적용된 국가는 17개국이며, 노엄 장관은 이 가운데 13개국에 대해 보호 조치를 종료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이미 베네수엘라 출신 30만 명 이상의 임시 보호 조치를 해제하는 데 동의한 바 있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시리아와 아이티는 여전히 매우 위험한 국가로 분류된다. 시리아는 인권 문제를 비롯해 이스라엘의 공습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1기 행정부 당시 시리아의 전쟁 상황을 이유로 이들의 임시 보호 조치를 연장했다. 현재 미국 국무부는 테러·내전·납치·무장 충돌 등을 이유로 시리아에 대해 '여행 금지 4단계'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아이티 역시 10년 넘게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지 않았으며, 2024년 이후 폭력 사태가 확산되면서 무장 갱단이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포함한 주요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 아이티 또한 시리아와 마찬가지로 '여행 금지 4단계'가 적용돼 있다.

이번 판결로 직접 영향을 받는 인원은 아이티인 약 35만 명, 시리아인 약 6000명에 달한다. 또한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손을 들어줄 경우, 임시 보호 조치 제도 전반에 영향을 미쳐 현재 임시 보호 조치 자격을 가진 약 120만 명에게까지 파장이 확산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부터 해당 제도를 전면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허프 US]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임시보호' 종료 시도에 대법원 보수·진보 팽팽 : 이민자 120만 명 거취 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법에 따르면 국토안보부는 여러 정부 기관과 협의를 거친 뒤 특정 국가에 대한 임시 보호 조치를 종료할 수 있다. 또한 종료 60일 전까지 이를 공지하지 않을 경우, 임시 보호 조치는 자동으로 6개월 연장된다.

현재까지 하급심 법원은 시리아와 아이티에 대한 임시 보호 조치 종료 시도를 막아왔다. 법원은 행정부가 '행정절차법(APA)'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 법은 공무원이 임의적으로 정책을 폐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아룰라나담 변호인은 국토안보부 장관이 가진 임시 보호 조치 종료 권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권한에는 법이 정한 절차적 견제가 포함돼 있음을 강조했다.

아룰라나담 변호인은 "장관은 임시 보호 조치를 종료할 수 있지만, 의회가 정한 규정을 엄격히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사건에서 쟁점은 장관이 실제로 관련 기관에 질의를 하고 정보를 수집했는지 여부"라며 "이번 사례는 장관이 TV 인터뷰에서 부적절한 동기에 의해 결정을 내렸다고 밝힌 점에서 이례적이다"라고 주장했다.

노엄은 과거 이민자들을 '살인자·거머리·복지 중독자'라고 표현했다. 임시 보호 조치 보유자 측 변호인들은 "이것은 행정부가 인종적 적대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며 임시 보호 조치 박탈 결정의 실제 동기를 보여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워싱턴DC 연방법원의 아나 레예스 판사는 해당 발언이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호된다고 보면서도 임시 보호 조치 프로그램을 집행하는 데 있어 "헌법과 행정절차법에 따라 사실과 법률을 충실히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까지 기록을 보면 이를 제대로 이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변론에서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시리아의 상황이 개선됐고 이것만으로도 임시 보호 조치 철회 결정을 내릴 이유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아룰라나담은 그것이 궁극적으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는데, 노엄 장관이 다른 정부 기관들과 의미 있는 협의를 해야 했지만, 여전히 그렇게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사우어 송무차관은 장관이 협의할 적절한 기관이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으며, 이 역시 사법 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잭슨 대법관은 "만약 장관이 위자보드(강령술 도구)를 사용하거나 제비뽑기로 결정을 내렸다면 그것도 사법 심사 대상이 아니냐"고 가정적 상황을 제시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은 몇 달이 걸릴 수 있으며, 늦어도 6월 회기 종료 전에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대법관들이 임시 보호 조치 조항에 대한 관할권과 사법 권한 문제에만 집중하도록 요청받았기 때문에, 인종적 적대감이나 평등보호법 위반 가능성에 관한 추가 쟁점은 향후 법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국제난민지원프로젝트(IRAP)의 메건 해프트먼 변호사는 "대법원의 판단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 "결과에 따라 수많은 이민자들의 삶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이 관할권이 있고 임시 보호 조치 결정에 대한 사법적 검토 권한이 있다고 판단하면,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소송이 계속될 수 있다"며 "부분적으로 우리와 정부 양쪽에 유리한 판결이 나올 경우, 향후 소송 범위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이어 "시리아는 임시 보호 조치 공격을 받은 첫 사례도 마지막 사례도 아니다"라며 "법원이 행정부에 법을 무시하고 밀어붙여도 된다는 신호를 준다면, 행정부는 그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사안은 현재 진행 중이며, 추가 업데이트가 있을 예정이다.

* 허프포스트코리아는 미국 허프포스트와 제휴를 통해 기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번역·정리 강서원 허프포스트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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