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이 장기 교착 국면에 접어들면서 미국이 '말대포'만 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색안경을 끼고 미군 돌격소총을 들고 있는 합성 사진을 올렸다. 전쟁 초기 '석기시대' 발언에 전 세계가 긴장했던 것에 견줘 김이 왕창 빠진 모양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일러스트 ⓒ 트루스소셜 갈무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이란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며 "빨리 상황파악을 하는 게 좋을 것이다"고 위협했다.
그는 이 글과 함께 돌격소총을 쥔 모습의 합성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에는 '더 이상 멋진 남자는 없다(NO MORE MR. NICE GUY)'라는 문구가 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쟁 초기부터 이란 정부를 위협하는 언행을 이어왔다.
그는 4월1일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을 철저히 파괴하겠다고 밝혀 전 세계를 긴장시킨 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대국민 연설에서 "앞으로 2~3주 동안 이란을 극도로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다"며 "그들이 있어야 할 석기시대(Stone Age)로 되돌려 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종전협상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란의 모든 발전소를 동시에 타격하겠다고 구체적 공격 목표까지 지목했다. 이른바 최후통첩 발언으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이런 극단적 발언은 그 뒤에도 반복됐는데, 6일에는 "하룻밤만에 이란 자체를 없앨 수 있다"며 교량과 발전소 파괴 시간표까지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 발언이 반복되면서 오히려 긴장감은 계속 떨어졌다. 실제 공중 폭격은 움직임 조차 없었고, 지상군 투입은 완전히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이어지는 군사행동은 호르무즈 해협을 멀리서 봉쇄하는 데 머물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의 군사자원이 사실상 모두 소진됐다는 혹평까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빠진 말대포'를 계속 쏘는 것은 종전협상의 교착상태를 어떻게든 뚫어보기 위한 절박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읽힌다.
물론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이란에 위협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장기간 이어질 때만 소정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카드이다. 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해상 봉쇄만 만지작거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와 나눈 전화 인터뷰에서도 "이란과 핵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이란을 향한 호르무즈 해협 해상봉쇄는 계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날인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포기를 받아내기 위해 장기적 해상봉쇄를 준비할 것을 참모진에게 지시했다고 전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정유업계와 만나 해상봉쇄가 몇 개월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전쟁은 트럼프 대통령이 21일 무기한 휴전을 선언한 뒤 군사공격도 없고 대면협상도 없는 교착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