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한다는 결정이 나온 가운데, 시장에서는 동결 결정 자체보다 FOMC 내부에서 이견이 많이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를 단순한 금리 동결 이상의 매파적 경고로 해석하고 중동발 공급 충격이 국내 물가와 금융 지표를 흔들 가능성에 대비해 전방위적 감시 체제에 돌입했다.
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 동결 결정과 관련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진은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 ⓒ 연합뉴스
한국은행은 30일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FOMC의 결정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점검했다.
한국은행은 이번 연준의 금리 동결과 내부 이견 노출을 매파적 신호로 해석하고, 물가 및 금융 지표 변동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연준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지만 정책 결정 과정에서 위원들 간의 뚜렷한 시각차가 노출됐다.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냈고,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를 포함한 3명의 위원은 정책 결정문에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문구를 포함하는 것에 반대했다.
시장에서는 4명의 위원이 소수의견을 제시한 것을 두고 연준 안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확신이 약화되고 통화긴축 선호 기조가 강화됐다고 해석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기자회견을 통해 물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중동 위기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유가 충격의 영향이 하향 안정화되는 흐름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금리 조정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여기에 케빈 워시 차기 의장 지명자의 인준 절차 등 지도부 교체 시기가 맞물리며 미국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은 한층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미국 경제가 견조한 소비와 데이터센터 중심의 기업 투자를 바탕으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유가 상승에 따른 가계 가처분 소득 감소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위험이 공존한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이에 따라 글로벌 유가 흐름과 연준의 정책 기조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며 국내 시장의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을 세웠다.
유상대 부총재는 "FOMC 회의에서 연준 내부의 의견이 상당히 나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강조되면서 차기 연준 의장 취임 이후 미국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며 "미국과 이란 사이 협상 난항 등으로 중동 전쟁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만큼, 경계감을 가지고 적절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