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공교육 정상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가운데, 교권 회복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다시금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7월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왼쪽),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교권과 학생 인권은 제로섬 관계가 아니다"며 "정부는 실질적인 교권 보호 강화 방안과 함께 교육 현장의 안정을 위한 해법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교진 교육부 장관을 향해 "요즘은 소풍이나 수학여행도 잘 가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런 활동 역시 수업의 일부 아니냐"며 "구더기가 생길까 걱정된다고 장독 자체를 없애버리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요즘 들어 학교에서는 소풍이나 수학여행을 보내지 않는 모습이 늘고 있다. 학생 간 위화감뿐 아니라 교사와 학생 사이의 '괜한 갈등'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안전 문제를 이유로 학부모들이 수학여행은 물론 체육활동까지 제한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심지어 체육대회 때 '청팀'과 '백팀'으로 나눠 승패를 가르는 것 또한 아이들의 기를 죽일 수 있다면서 금지하는 경우도 생겼다.
실제로 교육부는 전국 초등학교 6천여 곳 가운데 약 287~300곳(4.6%)이 축구·야구 등 구기활동을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별로 보면 부산은 전체 303개교 중 105개교(34.65%)가 운동장 스포츠 활동을 제한해 비율이 가장 높았다. 서울도 605개교 중 101개교(16.69%)가 금지하고 있다. 과밀학급이 많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운동장 이용 제한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교육 현장은 급속히 변했다. 불과 2000년대까지만 해도 강한 교권을 바탕으로 '두발검사' '훈화말씀' '체벌'이 일상적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학생 인권이 강조되고 학부모의 강한 개입이 일상화되면서 '교권 추락'으로 이어졌다.
실제 2010년대 초반부터 서울·경기 등 일부 시·도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잇따라 제정되면서 체벌 금지, 차별 금지, 사생활 보호 등의 원칙이 법제화됐다. 반면 교사의 생활지도와 징계 권한은 상대적으로 제한되거나 해석상 모호한 상태로 남게 되어, 교권은 설자리가 계속 좁아졌다.
공교육 정상화에 교권 회복은 필수적이라는 데 많은 이들이 동의한다. 그렇다면 교권을 회복하기 위해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고 과거로 돌아가야 하는 것일까? 예전 처럼 체벌이 일상화된다면 '선생님의 권위'는 높아질까?
물론 일시적으로 교권이 강화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다시 무분별한 체벌이 횡횡해지면서 다시금 학부모 사이 불만이 커지며 같은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단순한 과거 회귀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에 교권 회복의 현실적 해법은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해 명확한 기준과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데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각국의 법제와 교육 환경이 달라 단순 비교나 일괄 적용은 어렵지만, 해외 사례는 참고할 만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영국의 경우 2006년 '교육 및 검사에 관한 법률'을 통해 교사에게 일정 범위의 훈육·징계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학생이 지도를 거부하거나 수업 질서를 심각하게 해칠 경우,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조치는 단순한 처벌에 머무르지 않고, 학생의 행동을 교정하며 학교 공동체로의 복귀를 돕는 교육적 목적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 강조된다. 즉, 교권 보호와 학생의 성장을 함께 추구하는 구조다.
독일 역시 교권 보호와 학생 권리 보장을 병행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학교 내에는 자치적인 교사위원회가 운영되어 교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한편, 학생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제도도 마련돼 있다. 학생들은 '학생 자치회'를 구성할 권리를 가지며, 시험 규정이나 학교 생활 규칙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청문권'도 부여받는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학교 운영에 일정 부분 참여하고, 규칙의 정당성을 스스로 인식하게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교실 내 체벌의 전면 금지 여부를 둘러싼 이분법적 논쟁이 아니라, 현장에서 개입과 생활지도를 어떻게 정당하고 명확하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사회는 촉법소년 문제 등을 언급하며 아동·청소년의 미숙함을 강조한다. 그런만큼 그 미숙함을 바로잡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 또한 교육의 본질이고 그 중심에는 공교육이 있어야하지 않겠는가?
핵심은 '이 범위 안에서 이루어진 교육활동은 합법적이고 정당하다'는 기준을 분명히 하고, 이에 대한 면책과 보호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데 있다. 이러한 틀 속에서 올바른 교육관을 지닌 교사는 단순히 교과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교육이나 가정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공동체 생활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의 재능을 발견해 미래의 방향성을 형성하도록 돕고 올바른 인격과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