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 유족들과 시민단체들이 꾸준히 요구해 온 '생명안전기본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여야 합의로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은 만큼 본회의 통과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생명안전기본법제정을 위한 시민동행' 관계자들이 지난 15일 국회 앞에서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생명안전기본법안을 의결했다. ⓒ연합뉴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는 29일 법안심사 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열어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안(생명안전기본법안)을 의결했다. 생명안전기본법안에 반대 표결을 한 의원은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뿐이었다.
생명안전기본법안은 국가가 모든 국민의 '안전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책무를 명시하고 참사 발생 시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설치해 전문적인 조사를 수행하도록 하는 내용이 뼈대로 한다. 안전사고를 당한 사람의 가족 및 그에 준하는 관계가 있는 사람, 사고의 목격자로서 정신적 피해를 입은 사람까지 피해자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국민의힘은 법안 취지에는 찬성하지만 '피해자 범위' 모호성, 참사 목격자 지원, 조사기구의 조사범위 소급적용 같은 법안 내용에 대해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국회 행안위 법안 심사 과정에서 조사범위 소급적용은 여야 합의가 있을 때에만 가능하도록 하는 등의 방식으로 입장 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
국회 행안위 국민의힘 간사인 서병수 의원은 이날 취재진을 만나 "국민의힘은 법안의 취지에 공감했다. 다만 국민 안전을 위한 법일수록 법리적 허점과 행정적 혼선은 줄여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당초 법안에는 안전사고와 피해자의 범위가 넓고 모호해 법 집행 과정에서 혼선이 생길 우려가 있었다. 이에 심사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을 조정하고 법체계에 맞지 않는 부분은 바로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정부의 123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인 생명안전기본법안은 2020년 처음 발의됐으나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서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세월호 변호사'로 활동했고 생명안전기본법안을 대표발의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법안이 통과된 뒤 페이스북을 통해 "생명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는 상식을 법에 새기기 위해 너무 많은 눈물과 시간이 필요했다"라며 " 안전이 시혜가 아닌 마땅한 권리인 사회, 생명이 그 무엇보다 최우선인 안전 사회,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