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어떤 테러 조직과 연계가 없는 단독범행자, 이른바 '외로운 늑대'로 밝혀지면서 정치인 암살시도의 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기자 만찬장소에서 총격사건을 벌인 용의자 콜 토머스 앨런이 체포돼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28일 영국 가디언을 비롯한 글로벌 외신을 종합하면 외로운 늑대에 의한 정치인 암살 시도는 미국의 극단적 양당구조가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로운 늑대'란 무엇인가
외로운 늑대는 외부조직의 명령이나 지원 없이 개인 단독으로 극단적 생각을 실행에 옮기는 테러리스트를 지칭한다.
1990년대 미국 백인우월주의자 톰 메츠거가 '익명으로 정부나 다른 표적을 공격하는 전사는 혼자 또는 소규모 그룹으로 활동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단어를 처음 쓴 것이 기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 뒤 미국 연방수사국(FBI)와 미국 언론이 '조직형 테러'와 구분하는 개념으로 정착시켰다.
외로운 늑대는 통상적 테러감시망에 잘 포착되지 않아 테러수사 당국이 사전에 차단하기 어렵다는 점이 큰 위협요소로 꼽힌다.
외로운 늑대의 전형으로는 2024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선 유세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를 향해 총격을 가한 20대 남성이 꼽힌다. FBI는 당시 수사결과 총격범에게서 뚜렷한 범행동기를 찾지 못했다. 심지어 그냥 유명 정치인을 노린 것일 뿐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기자단 만찬 행사장에서 총격을 시도했던 용의자는 교사 겸 게임개발자로 활동해 온 31세 남성 콜 토머스 엘런이다. 그는 사회적 접점 없이 극단적 증오를 키우다가 테러로 발전된 외로운 늑대 패턴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만찬장 총격시도 용의자는 체포 직후 "트럼프 행정부의 관리들을 쏘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극단적 양당정치가 길러낸 '외로운 늑대'
백악관 기자협회 만찬장서 피신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연합뉴스
전문가들과 외신들은 이와 같은 외로운 늑대에 의한 단독 테러가 미국의 극단적 양당구조 속에서 자라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영국 가디언은 "미국은 분노에 휩싸이고 양극화된 나라"라면서 "특히 젊은 남성들을 중심으로 폭력이 불만을 표현하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중간지대가 사라지고 '상대 정당의 승리는 곧 내 삶의 파괴'라는 극단적 믿음이 원인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정치인들이 상대를 악마화 하는 언어를 자주 내뱉는 것도 극단주의를 강화하는 요소로 꼽힌다.
여기에 미국에서는 개인이 언제든 극단적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총기규제가 느슨한 것도 한 몫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비교적 용이하게 총기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외로운 늑대가 극단적 행동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트럼프와 워싱턴 총격에 대한 시선'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양극화되고 자극적 정치가 대중에게 증오를 심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런 흐름이 증폭되는데 더해, 느슨한 총기규제 공백이 방아쇠를 당기게 하는 구조가 테러를 부른다"고 바라봤다.
한편 한국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라는 두 정당이 정치권을 장악하고 있어 양당제 국가의 위험성이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도 2024년 1월2일 당대표 시절에 부산 강서구 가독도신공항 건설부지에서 흉기에 목이 찔려 목숨을 잃을 뻔한 정치 테러를 당했다. 상대 정당, 정치인을 악마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유럽은 대부분의 나라가 다당제 체제를 갖추고 있어 여러 정당이 연정을 꾸리는 게 일반화돼 있다. 여러 정당이 사안별로 협조하고 경쟁함에 따라 정치적 증오가 뿌리내릴 여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정치학자들은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