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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 간판은 넘쳐나지만, 피부병을 치료할 수 있는 곳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 단면은 한 예능 속 장면에서도 드러난다.

아토피 하나 못 보냐? 그러고도 의사야? SNL 코리아의 현실감 넘치는 피부과 풍자 : 이발사냐?라는 환자의 말은 웃프다
지난 25일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8의 인기 코너인 '스마일 클리닉'에서 환자 정이랑이 아토피 치료를 요청하는 장면이다. ⓒ쿠팡플레이

환자 정이랑이 팔을 박박 긁으며 피부과에 들어와 "아토피 때문에 왔다"며 급하게 의사 진료를 요청했다. 이에 이수지 피부과 실장은 "피부과 전문병원으로 가셔야 된다"고 말했다.

아토피 하나 못 보냐? 그러고도 의사야? SNL 코리아의 현실감 넘치는 피부과 풍자 : 이발사냐?라는 환자의 말은 웃프다
지난 25일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8의 인기 코너인 '스마일 클리닉'에서 환자 정이랑이 아토피 치료를 요청하자, 김원훈 원장이 진료 과목에 없다고 말했다. ⓒ쿠팡플레이

어이가 없어진 환자는 여기는 피부과 아니냐며 언성을 높였고, 의사인 김원훈 원장은 "저희 병원은 아토피 진료 과목이 없다"며 "죄송하다"고 답했다. 환자는 "간판에 지금 피부과라 그래서 왔는데 지금 아토피 하나 못 보냐"며 "그러고도 의사야?"라고 분노했다.

김 원장이 곤란한 상황에서 신성록 원장이 때마침 나타나 "제가 봐드리겠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당당히 "전 피부과 전문의"라고 말했다. 이후 신 원장은 김 원장의 귓가에 대고 "누구처럼 비전문의가 아니라"라고 속삭였다.

아토피 하나 못 보냐? 그러고도 의사야? SNL 코리아의 현실감 넘치는 피부과 풍자 : 이발사냐?라는 환자의 말은 웃프다
지난 25일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8의 인기 코너인 '스마일 클리닉'에서 피부과 전문의 신성록 원장이 환자 정이랑과 대화하고 있다. ⓒ쿠팡플레이

환자는 신 원장의 진료실로 향하며 김 원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쪽 선생님은 누구냐? 이발사냐?" 지난 25일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8의 인기 코너인 '스마일 클리닉'에서 다룬 피부과 풍자다.

이를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들은 "이건 개그가 아니라 다큐다", "이건 유머로 소비될 영상이 아니다", "피부과라 해서 갔다가 미용 전문이라고 저럴 때 사람 미침", "먼저 전화해서 알아보고 가야 할 지경까지 온 거임", "요새 피부과 전문의도 피부 질환은 안 봄. 시간 대비 단가 안 나와서" 등의 반응을 보였다.

거리에서 피부과 간판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 문을 열고 들어선 환자들이 마주하는 풍경은 사뭇 다르다. 여드름이나 습진 같은 전통적인 피부 질환 치료보다는 레이저, 리프팅, 보톡스 등 미용 시술이 진료 과목으로 나열돼 있다.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수익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아토피나 습진 같은 일반 피부 질환 진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진료 단가가 낮을 뿐만 아니라,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야 하기에 진료 시간이 길다. 의원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 전액 비급여 항목인 미용 시술은 의원이 가격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고 수익성도 높다. 결국 피부과들이 생존과 이윤을 위해 미용 중심의 운영 구조로 빠르게 옮겨가고 본연의 기능인 치료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현행법상 피부과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일반의가 피부 진료를 하는 의원을 개설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환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건 간판이다. 피부과 전문의만 사용할 수 있는 'OO피부과의원'이라는 명칭 대신 일반의들은 'OO의원' 뒤에 아주 작은 글씨로 '진료과목 피부과'를 덧붙이는 방식을 사용한다. 규정상 '진료과목' 글자 크기는 '의원'의 절반 이하여야 하지만 이를 교묘히 배치해 멀리서 보면 마치 피부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곳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결국 간판만 보고는 이곳이 질환 치료에 집중하는 곳인지, 미용 시술에만 매진하는 곳인지 구별하기가 어렵다. 환자들은 전문적인 질환 진료를 기대하며 문을 두드리지만, '질환 치료는 안 한다'는 답변에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오죽하면 피부 질환이 생기면 병원을 방문하기 전 전화부터 걸어 확인해야 하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어진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국민 건강의 허리 역할을 하는 1차 의료 기능의 약화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대학병원은 높은 문턱과 긴 대기 시간 탓에 접근성이 떨어지고, 가까운 동네 의원들은 미용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아토피나 습진, 화상 환자들은 갈 곳을 잃어가고 있다. 도심 한복판에서 가벼운 피부 질환조차 제대로 치료받기 어려운 진료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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