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며 인공지능(AI) 시대의 전환점을 이끈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27일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AI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허사비스는 현재 세계 인공지능 연구를 선도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노벨상 수상자이자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립자 겸 CEO인 데미스 허사비스가 2025년 2월 9일 일요일, 파리에서 열린 AI 액션 서밋 행사 부대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허사비스가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유는 딥마인드를 설립해 알파고 탄생의 전 과정을 진두지휘했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의 직관과 축적된 학습 능력이 필수적이라 여겨졌던 바둑을 AI의 도전 과제로 선택했다. 체스 마스터 출신이자 컴퓨터공학 박사인 그는 바둑의 다양한 경우의 수를 AI로 풀어내겠다는 명확한 비전을 세웠다. 그는 알파고를 통해 딥러닝과 강화학습을 결합해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을 구현해냈다.
그는 2016년 서울에서 열린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현장을 지켰다. AI가 인간 바둑 최고수를 꺾는 장면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며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을 마친 이후 이세돌 9단과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CEO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체스 신동에서 뇌과학자, AI 혁신가로
1976년 런던에서 태어난 그는 13세에 체스 마스터가 됐다. 그는 당시 14세 미만 세계 랭킹 2위를 기록했다. 학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대입 시험을 2년 일찍 마친 그는 17세에 게임 제작사 '불프로그'에서 고전 명작 '테마파크'를 공동 설계하며 수백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후 그는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고 엘릭서 스튜디오를 설립해 성공적인 게임 개발자의 길을 걸었지만, 돌연 인지 신경과학으로 방향을 틀었다. 인간의 지능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박사 학위를 받는 동안 그가 발표한 기억과 상상력에 관한 논문은 2007년 '사이언스'지가 선정한 '10대 과학적 돌파구(Top 10 breakthrough)'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러한 학문적 토대는 2011년 딥마인드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 2014년 구글은 기술력을 인정해 당시 4억 파운드(약 7000억 원)에 딥마인드를 인수했다.
노벨상 수상으로 증명한 과학적 업적
그는 2024년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으로 정점을 찍었다. 50년간 풀리지 않던 생명체 단백질 구조 예측 문제를 AI 모델 '알파폴드'로 해결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는 AI 전문가가 전통 과학 분야의 노벨상을 거머쥔 상징적 사건이었다. AI가 단순한 공학적 성취를 넘어 기초 과학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강력한 도구가 됐음을 보여줬다.
AI는 인류의 질문에 답을 찾는 '가장 빠른 길'
노벨상 수상자이자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립자 겸 CEO인 데미스 허사비스가 2025년 2월 9일 일요일, 파리에서 열린 AI 액션 서밋 행사 부대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는 왜 AI에 이토록 몰두할까? 허사비스는 2023년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철학이나 물리학에 관심이 있다면 보통 탐구하게 되는 정말 중요한 질문들을 이해하고 싶었다"며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게 그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불평등과 기후 변화 같은 인류의 거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AI를 바라본다. 2018년 이코노미스트 혁신 서밋에서 "인공지능 같은 기술이 미래에 등장하지 않는다면 저는 오히려 세상에 대해 매우 비관적일 것 같다"라는 그의 말은 AI를 인류 문제 해결의 핵심 수단으로 보는 인식을 드러낸다. 그는 지난해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는 AI가 가져올 변혁의 규모가 "산업혁명보다 10배 더 크고 속도 역시 10배 더 빠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사비스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를 통해 과학과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안전한 범용 인공지능 시대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GI는 사람처럼 다양한 분야의 문제를 스스로 이해하고 학습하며 해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허사비스는 지난해 3월 딥마인드의 런던 본사 연설에서 "앞으로 5년에서 10년 안에 그러한 기능들이 점차 부각되면서 우리가 AGI라고 부르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