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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카운트다운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KB금융지주는 최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했으며, 금융권에서는 롱리스트와 숏리스트 압축 및 심층 면접을 거쳐 9월경 최종 후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막 차기 회장 선임의 시작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금융권의 시선은 벌써부터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집중되고 있다. 대내외적인 변수 속에서도 금융권 일각에서는 그가 큰 무리 없이 연임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 시선의 바탕에는 굳건한 '숫자'가 자리하고 있다. 실적 지표들이 양 회장의 연임 행보를 든든하게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 카운트다운 : 양종희 회장 '역대급' 1분기 실적에도 '지배구조 선진화' 분위기는 변수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뒷받침하는 가장 큰 근거는 탄탄한 실적이다. ⓒ허프포스트코리아

◆ '리딩 금융'의 힘 보여준 1분기 실적, 양종희 연임 가도에 파란불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에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양 회장의 연임에 '파란 불'이 켜졌다.

KB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지배주주귀속 기준)은 1조8924억 원으로 2025년 1분기보다 11.5%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을 1조7889억 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이를 약 5.8% 웃돈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비이자이익이다. 머니무브 환경 속 자본시장 관련 실적 호조에 힘입어 KB금융그룹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8% 증가한 1조6509억 원의 비이자이익을 냈다. 역대 최대 규모다. 비은행 부문 순이익 기여도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인 43%까지 확대되며 포트폴리오 구축에도 성과를 냈다.

주주환원 역시 '압도적' 수준이다. KB금융지주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 1426만여 주(발행주식총수 대비 3.8%)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소각 규모는 이사회 결의일 직전 5영업일 종가 평균 기준 약 2조3천억 원(장부가 기준 1조4천억 원)으로, 역대 업계 최대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이다. 1분기 주당현금배당(DPS)도 전년 동기 대비 25.3% 확대된 1143원으로 책정했다.

자본 건전성과 경영 효율성도 안정적이다. 2026년 3월 말 기준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3.63%, BIS자기자본비율은 15.75%를 나타냈다.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5.4%로, 지난해 연간 기준 '마의 40%' 벽을 허문 데 이어 1분기에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실적이 아니라 또다른 '숫자' 역시 양 회장을 지지하고 있다. 바로 주가다.

양 회장 취임일인 2023년 11월21일 종가 기준 5만4100원이던 KB금융 주가는 올해 4월24일 종가 기준 15만8천 원까지 치솟았다. 약 2년 반 만에 3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 KB금융 보험계열사들 '업황' 따른 부진 극복 못해

다만 화려한 성적표 한쪽에 드리워진 그늘도 분명히 존재한다. 바로 보험계열사다.

KB손해보험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007억 원으로 2025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6% 급감했다. 보험손익이 30.5%, 투자손익이 22.7% 나란히 감소하며 이중 악재를 맞았다. KB라이프생명도 마찬가지다. 1분기 당기순이익 79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줄었고,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은 각각 14.4%, 47.2% 감소했다.

두 보험 계열사는 2025년 연간 실적에서도 2024년 대비 각각 7.3%, 9.4% 역성장했다. 지난해의 부진이 올해 1분기까지 계속 이어지는 모양새다.

KB금융그룹 보험 계열사의 부진은 상당 부분 업황 탓이다 신한라이프의 1분기 순이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6% 감소했고,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의 1분기 순이익 역시 2025년 1분기 대비 역성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KB 보험 계열사만의 문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양종희 회장이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KB금융그룹 내 최고의 '보험 전문가'란 면에서 KB금융지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더욱이 1분기에 성장세를 보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의 보험사들도 있는 만큼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의 부진을 무조건 업황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는 시선도 나온다.

다만 KB금융그룹 보험사들의 긍정적 장기 체력 측면의 지표는 나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KB손해보험의 1분기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은 9조477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고, 신계약 CSM도 11.6% 늘었다. 지급여력비율(K-ICS)은 188.0%로 5.8%포인트 개선됐다. KB라이프 역시 CSM이 3조4408억 원으로 15.1% 증가하고, K-ICS 비율도 277.8%로 43.7%포인트나 뛰었다.

두 회사 모두 당장의 이익 지표는 부진하지만,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라 할 수 있는 CSM과 건전성 지표 등은 개선되고 있는 셈이다.

◆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은 차기 회장 향배의 변수

역대급 실적과 준수한 장기 지표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은 변수로 남아 있다.

특히 5월 중으로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선진화TF 결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양 회장의 연임 이슈를 두고 금융권의 시선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의 시선도 예사롭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재임 구조를 '부패한 이너서클'로 규정했고, 참여연대 출신의 이찬진 금감원장은 "한국 금융사 지배구조의 큰 틀을 재정비하는 과정"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양 회장은 이 강화된 룰의 첫 번째 적용 대상이자 시험대가 될 공산이 크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취지에 맞추어 향후 제시될 개선안을 충실히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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