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게임즈가 2025년 6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냈다고 발표하면서 주주들의 인내가 바닥을 친 것이다. 기존 게임들의 매출이 기대에 훨씬 못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연내 출시한다고 발표한 '던파 키우기'의 출시일과 성과가 중요해지고 있다.
2일 넥슨게임즈의 주가는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의 모습.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넥슨게임즈의 주가는 창사 이래 최악 수준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넥슨게임즈 주가는 3월4일 하루만에 주가가 전날보다 10.3% 떨어지며 종가 기준 1만440원에 도달했는데 이는 2022년 넷게임즈·넥슨지티 합병 이후 최저가다. 4월2일 종가 기준으로도 넥슨게임즈 주가는 1만1140원에 머물고 있다.
넥슨게임즈 주가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역대 최악의 실적에 있다.
넥슨게임즈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영업손실은 602억4천만 원이다. 이는 2022년 넷게임즈·넥슨지티 합병 이후 첫 적자이자 창사 이래 최대 적자다.
가장 큰 원인은 '블루아카이브', '퍼스트디센던트' 등 주요 게임의 매출 부진이다. 넥슨게임즈의 2025년 매출은 1793억 원으로 2024년의 2561억 원보다 30.0% 줄었다.
모바일 매출의 감소가 크게 나타났다. 2023년 1524억 원에 달하던 모바일 매출액은 2024년 1216억 원, 2025년 814억 원으로 2년간 46.6% 감소했다. 2025년 4분기에는 152억5천만 원으로 모바일 부문 역대 분기 최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넥슨게임즈 모바일 부문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게임 '블루아카이브'의 일러스트. ⓒ 넥슨게임즈
계절적 특수성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매출 하락 원인을 묻자 넥슨게임즈 관계자는 "기존 라이브 게임들의 '하향 안정화'가 매출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넥슨게임즈가 흑자 전환하기 위해서 가장 절실한 건 신작 '던파 키우기'의 성공이다. 넥슨은 3월31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열린 자본시장브리핑(CMB)에서 던전앤파이터 IP의 후속작이 던파 키우기를 연내 출시 목표로 개발중이며 개발사는 넥슨게임즈라고 밝혔다.
넥슨게임즈에게 던파키우기가 중요한 이유는 넥슨게임즈가 이렇다 할 신작을 내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오랜만에 발표된 '연내 출시' 신작이기 때문이다. 넥슨게임즈는 2024년 7월 퍼스트디센던트 출시를 마지막으로 2년 가까이 신작 게임을 내고 있지 않다.
이는 넥슨게임즈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개발 인력 인건비가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임 회사들은 신작 개발이 늦춰질수록 재무 부담이 누적된다.
넥슨게임즈가 지출하는 인건비는 2024년 4분기 이후로 매 분기마다 최소 19억6천만 원에서 최대 44억2500만 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5년 4분기 인건비 지출액은 398억5900만 원으로 2024년 4분기의 284억6900만 원보다 40.0% 올랐다.
넥슨게임즈가 공식적으로 개발 중이라고 알린 게임은 던파 키우기를 포함해 '던전앤파이터: 아라드'(DW 스튜디오), '프로젝트 DX'(DX 스튜디오), '프로젝트 RX'(RX 스튜디오), '우치 더 웨이페어러'(로어볼트 스튜디오) 등 모두 5개다.
넥슨게임즈가 개발 중인 게임 '프로젝트 RX'의 티저 이미지. ⓒ 넥슨게임즈
넥슨게임즈 주주들은 3월27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에게 신작 발표 등 기업설명(IR) 부서의 소통 부재를 두고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박 대표는 당시 "게임 론칭과 관련해 확실해지지 않으면 발표하지 않는 원칙이 있다"며 "굉장히 빠른 시일 내에 가장 빨리 나오는 게임과 관련한 발표가 있을 것이다"고 즉답을 피했으나 5일 만에 던파 키우기 개발을 발표하며 약속을 지키게 됐다.
다만 게임업계 구조상 출시일이 미뤄지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흥망도 예측하기 어려워 아직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퍼스트디센던트 개발 동력 저하 우려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퍼스트디센던트는 2024년 7월 출시해 곧 2주년을 맞이해 GI(Growth Incentive) 지급이 곧 종료된다. 넥슨의 대표 인센티브인 GI는 개발 인력이 신작 출시 후 2년간 발생하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지급받는 제도다. 지난해에만 1600억 원 규모 GI가 지급되는 등 게임 개발 인력의 동기 부여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출시 2년이 지나면 게임 개발·운영 동력이 크게 상실된다는 단점도 있다. 넥슨게임즈가 가장 높은 모바일 매출을 올린 시기도 블루아카이브의 한국 출시 2주년 직전인 2023년 3분기였다. 해당 분기에 넥슨게임즈는 467억7천만 원의 모바일 부문 매출을 올리며 95억5천만 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