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장 시절 집무실에서 ‘조폭’과 사진을 찍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재명 대통령, ‘성남 조폭’으로 지목된 사진 속 인물은 영어 강사로 활동 중인 정모 씨로 밝혀졌다. ⓒ이재명 인스타그램 / 온라인 커뮤니티
2026년 3월 20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2018년 7월 21일 방영된 ‘권력과 조폭-파타야 살인사건 그후 1년’ 편에 대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과거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 지역 ‘조폭 연루’ 의혹을 제기한지 8년 만이다. 당시 방송에서 성남 지역 정치인들과 폭력 조직 간의 연루 의혹을 제기한 ‘그알’ 측은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2007년 성남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2명의 변호인 명단에 포함되었다고 보도했다.
방송이 나간 뒤 수사에 착수한 경기 분당경찰서는 2018년 11월 해당 혐의 관련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사건을 넘겨받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같은 해 12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지난 2021년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후보가 성남 국제마피아파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라고 주장한 장영하 변호사는 이달 12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최종 확정받기도 했다. 대법원은 장영하 변호사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를 적용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이 방송 8년 만에 내놓은 이번 사과는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가 사과를 요구하며 추후 보도 청구에 나선 직후 이뤄졌다. 지난 19일 청와대가 “최근 대법원 판결로 허위 사실임이 확정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이른바 ‘조폭 연루설’ 관련 보도에 추후보도청구권을 행사하겠다”라고 밝힌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에 “이재명 조폭 연루설을 만든 그것이 알고 싶다는 과연 순순히 추후 보도할지, 한다면 어떤 내용으로 보도할지 궁금하다”라는 글을 게재해 시선을 모았다.
“그알 PD의 기적의 논리, 김상중 씨의 리얼 연기 덕분에 졸지에 살인 조폭으로까지 몰렸다”라고 토로한 이재명 대통령은 “이 방송은 나를 제거하기 위해 동원된 물리적 테러, 검찰을 통한 사법 리스크 조작, 언론을 통한 이미지 훼손 작전 중의 하나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문제의 방송이 송출되고 며칠 지나지 않은 25일 첫 번째 내용증명을 보내 반론을 제기했던 이재명 대통령은 2018년 8월 1일 자신의 블로그 ‘가짜 뉴스 대응’ 게시판에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두 번째 내용증명서 발송 (발신인 이재명)’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해 “방송이 나가기 전, 발신인은 이큰별 님과의 통화에서 ‘발신인은 조폭과 관련이 없으니 정확한 사실 확인과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송을 부탁’하였고, 이큰별 님도 그렇게 하겠다는 취지로 대답을 했었다. 그러나 위와 같이 객관적인 사실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객관적인 사실과는 명백히 다른 내용을 방송하였다”라고 짚은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알로 전보되어 만든 첫 작품이 이 방송이고 얼마 후 그알을 떠났다고 하는 담당 PD는 여전히 나를 조폭 연루자로 생각하고 있을지, 이 방송 후 후속 프로그램 만든다며 전 국민 상대로 몇 달간 방송을 동원해 제보를 받고 대규모 취재진이 성남 바닥을 샅샅이 훓었는데 과연 제보된 단서 비슷한 것이 단 한 개라도 있었는지 궁금하다”라며 “티끌만한 건덕지라도 있었으면 후속 보도를 안 했을 리 없겠지요?”라는 물음을 더했다. ‘권력과 조폭-파타야 살인사건 그후 1년’ 편을 연출한 이큰별 PD는 현재 SBS 인기 교양 예능 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연출을 맡고 있다.
글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정치적 목적으로 거짓의 무덤에 사람을 매장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게 하려면 조작 폭로한 국민의힘이나 그알같은 조작 방송의 반성과 사과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저도 과욕이겠지만, 미안하다는 진솔한 한마디를 듣고 싶습니다”라는 솔직한 바람을 내비치며 글을 맺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직격 이후에도 “아직 입장이 없다”라며 공식 대응을 자제했던 SBS 측은 사과문을 통해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와 성남 국제마피아파 간의 연루 의혹은 법적으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변호인 명단에 포함되었다는 사실 등을 이유로 확실한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라고 전했다.
글 말미 “SBS가 2024년 제정해 시행 중인 ‘SBS 저널리즘 준칙’을 준수하며 정확하고 객관적인 방송을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약속한 방송 측은 SNS 계정을 통해 사과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해시태그 여러 개를 함께 덧붙였는데 여기에는 ‘대통령’, ‘이재명’, ‘대법원’, ‘변호인’이라는 해시태그 외에도 ‘살인’, ‘의혹’이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어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삭제됐다. 하지만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빠르게 퍼지면서 파장이 이어졌고, 일각에서는 “억지로 사과하고 기싸움을 하는 게 아니냐”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결국 21일 “SNS 일부 게시물의 자동 생성 해시태그에 적절하지 않은 단어가 포함된 것을 확인하고 해당 해시태그를 삭제했다”라는 공식 입장을 낸 SBS 측은 “해시태그 관리에 더욱 유의하겠다. 사과드린다”라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