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에서 대량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가 발생했다. 직원 실수로 이벤트 당첨금 단위가 '원'에서 '비트코인'으로 바뀌며 발생한 일인데, 빗썸이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보다 15배 많은 양을 지급할 수 있었던 이유를 두고 '검증 체계 부실'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7일 빗썸 등에 따르면 '랜덤박스' 이벤트로 1인당 2천∼5만원의 당첨금을 지급하려다 직원이 실수로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해 62만 개의 비트코인이 오지급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
8일 빗썸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7시쯤 자체 '랜덤박스' 이벤트로 1인당 2천~5만 원의 당첨금을 지급하려다 249명에게 62만 개의 비트코인을 잘못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이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한 것인데, 전형적인 팻핑거(Fat Finger·주문 입력 실수) 사고다.
1인당 평균 2490개의 비트코인이 지급돼 당시 시세(9800만 원)를 고려하면 2400억 원 상당의 복권에 당첨된 것과 다름없다.
빗썸은 사고 발생 후 20분 후에야 인지했고, 40분까지 계좌 동결 조치를 완료했다. 그 사이 실수로 지급된 비트코인 1786개가 매도되면서 거래소 내 비트코인 가격이 5분만에 9800만 원에서 17%가량 낮은 8100만원대까지 급락했다.
빗썸은 7일 오전 4시 기준 오지급된 비트코인 62만 개 중 61만8214(99.7%)는 거래 전 회수했고, 이미 매도된 비트코인 1786개에 대해서는 약 93% 회수를 마쳤다고 밝혔다.
문제는 회수되지 못한 125개의 비트코인이다. 이중 일부는 계좌주가 매도해 현금화했거나, 이더리움 등 다른 가상자산을 구매하는 데 쓴 것으로 파악됐다.
빗썸이 보유한 비트코인 양보다 더 많은 양의 코인을 지급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빗썸이 공시한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4만 2천 개에 불과하다. 이번에 잘못 지급한 코인(62만 개)과 비교하면 15배 가량 차이가 나는 것이다.
원인으로 내부 전산과 실제 보유 잔고의 괴리가 지목된다. 대부분의 거래소는 운영의 편의성 때문에 '내부 전산 시스템'을 따로 만들어 관리한다. 그런데 전산상 장부의 숫자만 변경하고 내부 전산과 실제 보유 잔고를 실시간으로 연동하지 않아 검증에 구멍이 생겼다는 것이다.
빗썸은 7일 오후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의 최우선 가치인 '안정성과 정합성'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라며 "고객의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회사가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패닉셀 등으로 인한 예상 고객 손실은 10억 원가량으로 파악됐으며, 빗썸은 △매도 거래 중 사고의 영향으로 저가 매도한 경우 차액 전액과 10% 추가 보상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날 빗썸 오지급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이용자 피해현황을 파악하고 빗썸의 신속한 피해보상 조치 이행을 모니터링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