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조사 중, 수사관들에게 통일교 교리를 설파한 한학자. ⓒ유튜브 채널 ‘JTBC News’
2025년 9월 17일 김건희 씨 관련 여러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자진 출석했다. 약 9시간 30분에 걸쳐 조사를 받은 한학자 총재는 이날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다. 한 총재는 또 특검 수사관들에게 “나는 독생녀”라고 주장하고 통일교 교리를 설파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독생녀란 하나님의 유일한 직계 혈통 딸이란 뜻이다.
특검팀은 한학자 총재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증거인멸 교사, 업무상 횡령 등 크게 네 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한학자 총재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공모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지원 명목으로 ‘윤핵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 원을 전달하고,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씨에게 샤넬백, 고가의 목걸이 등을 건네 교단 현안 청탁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는다.
특검에 자진 출석한 한학자가 ‘독생녀’ 주장과 통일교 교리를 설파하는 데 상당한 조사 시간을 사용했다. ⓒ유튜브 채널 ‘JTBC News’
조사 중 교리를 설파하던 한학자 총재는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씨에게 샤넬백을 전달했다는 혐의에 대해 “샤넬백 자체가 무엇인지 모른다”라며 준 적이 없다고 발언했다. 특검팀은 한때 통일교 2인자로 불렸던 윤영호 전 본부장이 한학자 총재의 승인을 받은 뒤 샤넬백을 구배해 전 씨에게 전한 것으로 의심 중이다.
권성동 의원에게 준 돈을 두고는 ‘세뱃돈’이라고 말했다. 2022년 2월 8일 권성동 의원에게 큰 절을 받은 사실을 인정한 한학자 총재는 “세뱃돈 100만 원을 편지봉투에 넣어 줬다”라고 밝혔다. 같은 해 3월 22일에도 권성동 의원을 만나 쇼핑백을 건넨 일에 대해서는 “어렴풋이 기억한다”라면서도 “쇼핑백 안에 뭐가 들었는지는 모른다”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조사를 마친 뒤 사무실을 나가고 있는 한학자. ⓒ유튜브 채널 ‘JTBC News’
가장 중요한 혐의로 꼽히는 불법 정치자금 청탁 의혹은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권성동 의원에게 전해진 정치자금 일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흘러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통일교 측이 권성동 의원에게 1억 원을 전달하면서 일반 현금 5천만 원과 관봉권 5천만 원을 상자에 나눠 담고, ‘왕(王)’자 자수가 새겨진 상자 포장지를 사용한 사실도 파악했다.
한편 특검팀은 조사 하루 만인 18일 한학자 총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앞선 세 차례 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던 한학자 총재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범인 권성동 의원의 구속 여부가 결정되는 걸 지켜본 후 유불리를 따져 일방적으로 출석했다고 보고,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해 신병 확보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