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국빈 방문을 하루 앞두고 '핵보유국' 지위를 거듭 강조하며 비핵화 논의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중국을 향해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를 의제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신호를 보내는 동시에 핵무력 강화 노선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재확인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6월8~9일 김 위원장의 초청으로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 이번 방북은 북중 관계와 한반도 정세의 향방을 가늠할 계기로 평가된다. 특히 중국이 전통적으로 유지해온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어떤 방식으로 언급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이 6일 담화를 통해 북한의 핵 보유와 비핵화 문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연합뉴스
6월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6일 담화를 통해 미국이 최근 미중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주장한 '북한 비핵화 공감대'를 전면 부인했다.
김 부장은 당시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유지하는 데 동의했다는 미국 측의 주장을 두고 '미국의 상투적 거짓 유포 놀음'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비핵화'에 관한 집착이 강한 미국관리들의 희망일 뿐"이라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중국 측으로부터 미중 정상이 논의한 내용에 관해 직접 설명을 들었다는 점도 시사했다. 김 부장은 "우리는 그러한 사실 유무에 관한 가장 정확한 정보를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핵무력을 국가 생존과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핵심 수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담화 역시 미국과 한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응해 힘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핵 전력을 포기하기 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부장은 최근 미국 국무부가 한국에 1억600만 달러(약 1650억 원) 규모의 합동정밀직격탄(JDAM) 및 관련 장비 수출을 승인한 점을 언급하며 "바로 이것이 적대국들의 끊임없는 무력 증강 책동에 대처해 국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자위력 강화에 전념하는 이유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핵보유가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김 부장은 "국가수반이 천명한 '자위적 핵전쟁 억제력'의 끊임없는 강화 노선은 무조건 실행되어야 한다"며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는 절대불퇴의 한계선이며 누가 인정하든 말든 엄연한 현실이다"고 말했다.
김 부장이 시 주석의 방북을 앞두고 '핵보유국 지위'를 재차 강조한 것은 북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가 의제로 다뤄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전통적으로 유지해 온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별개로 북한의 핵보유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한 셈이다.
김 위원장도 최근 연이어 군사 현장을 시찰하며 핵·미사일 전력 강화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중요 군수기업소를 방문해 북한군 작전집단 편성과 전투편제 개편에 따라 미사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진단하며 미사일 생산능력을 5년 동안 2.5배로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