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싸고 선거 무효와 재선거를 강하게 요구하다 오세훈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 '결과 수용'과 '감사'로 빠르게 태세를 전환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4일 6·3 지방선거 투표소 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 방문한 뒤 나서고 있다(왼쪽).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서울시청 정문에서 감사 인사를 마친 뒤 시청 로비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지도부는 3일 밤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에 항의 방문해 개표 중단을 요구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같은 날 밤 긴급기자간담회를 열고 "선거의 공정성을 중대하게 훼손하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서울 선거 개표, 지금 즉시 중단하기 바란다"며 선거 연기를 요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어 "지난해 독일 베를린 지방선거에서 선거 당국의 총체적 부실 운영이 투표권 행사를 방해하고 결과를 왜곡했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가 전면 무효를 선언하고 재투표를 명령한 사례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즉각 개표를 중단하고 '재선거' 선언하라"며 "이번 사태는 단순한 행정 착오나 당선 무효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유권자의 주권을 원천 침해한 명백한 '선거 무효' 사유"라고 주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4일 6·3 지방선거 투표소 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 2026.6.4 ⓒ연합뉴스
하짐나 오세훈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분위기는 급변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튿날인 4일 페이스북에 "모든 상황이 어려웠던 이번 선거였지만, 우리는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며 "오만하고 무도한 이재명과 민주당에 맞서서, 국민의 삶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지키라는 국민의 명령일 것"이라고 적었다.
송 원내대표도 4일 "6.3 지방선거로 표출된 국민의 뜻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우리 국민의힘 일꾼들에게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입장을 바꿨다.
송언석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여의도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 선거 연기'와 '개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송 원내대표는 동시에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중앙선관위 책임론을 재차 제기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송 원내대표는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서울, 인천, 경기 화성 등지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국민의 투표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중대한 사건"이라며 "투표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표를 개시하고, 이를 중단하지 않은 채 진행한 중앙선관위의 무책임한 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4일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의힘을 겨냥해 "개표가 끝난 지금도 재투표를 주장하는가? 소송을 진행할 건가?"라며 "처음에는 개표 중단과 재투표를 요구하더니, 결과가 나온 지금은 어떤 입장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따져 물었다.
전 의원은 이어 "선거 관리 부실에 대한 비판과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한 공격은 엄연히 다른 문제"라며 "이를 구분하지 못한 채 혼란을 부추기는 행태야말로 국민이 국민의힘을 향해 '윤어게인(윤석열 전 대통령 복귀 운동)'이라고 지적하는 이유일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