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영남권 격전지로 주목받았던 부산 북구갑의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의 낙선이 유력하다. 여의도 정치의 벽을 넘지 못한 ‘정치 신인’의 한계와 함께, 그가 야심 차게 내세웠던 인공지능(AI) 기반 지역 혁신 구상도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4일 부산 북구 선거사무소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부산 북구갑 선거구에서 4일 오전 2시39분 현재 99.51%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42.99%를 득표해 당선이 유력해 보인다.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은 41.24%에 그쳤다.
부산 북구갑은 선거구 규모는 작지만, 이번 재보선에서 탄핵 이후 보수 진영의 재편 흐름과 영남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로 떠오르며 전국적인 이목을 끌었다.
선거는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와 한동훈 무소속 후보, 하정우 민주당 후보 간의 격렬한 3자 구도로 치러졌다. 여권 성향 후보가 둘로 쪼개지며 야당에 유리한 야권 어부지리 구도가 형성됐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전국적인 대중 인지도와 인물론을 앞세운 한동훈 후보가 뒷심을 발휘하며 우위를 점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 후보의 패배를 두고 그가 제시했던 핵심 비전인 ‘서부산 AX(AI 전환) 벨트’가 지역 유권자들에게 피부로 체감되지 못했다고 평가가 나온다. 제조업 중심 도시를 인공지능(AI) 산업도시로 바꾸겠다는 구상은 제시했지만, 시민들의 일자리와 소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또 필요한 예산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하 후보는 대통령실 수석 출신의 정책 전문가라는 점을 내세웠지만, 지역 밀착형 후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는 실패한 셈이다.
이번 선거 결과로 민주당은 부산 내 확실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데 실패하며,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와의 시너지 효과도 빛이 바래게 됐다.
청와대와 대통령실에서 정책 전문가로 활동해온 하 후보는 선출직 경험이 없는 정치 신인이었다. 부산 북구갑 선거는 그가 중앙 행정 분야의 경력을 바탕으로 지역 정치에 안착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였다. 이번 선거에서는 당선에 이르지 못했지만, 부산에서의 출마 경험은 향후 그의 정치적 행보에서 주요 이력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