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정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 이후, 조국혁신당 성비위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김보협이 직접 입장문을 올렸다. ⓒ유튜브 채널 ‘JTBC News’ / 김보협 페이스북
2025년 9월 14일 김보협 전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의 페이스북에는 장문의 글이 게재됐다. ‘무죄 추정 원칙’이라는 말이 있다며 운을 뗀 김보협 전 수석대변인은 “재판을 통해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 함부로 단정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검찰개혁, 언론개혁 요구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김보협 전 수석대변인은 지난 4일 당내 성비위 사건에 대한 미흡한 대응을 고발하며 탈당을 선언했던 강미정 전 조국혁신당 대변인의 기자회견을 거론했다. 김 전 수석대변인은 “저로 인해 장기간 성추행·성희롱 피해를 겪었다는 어느 분의 기자회견을 보고 의아했다”라며 “저와 관련돼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할 경우 반박할 준비를 하면서 지켜봤다. 그런 내용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김보협 전 수석대변인은 “주로 자신이 몸담았던 정당과 주요 정치인을 향한 것이었다”라며 “심지어 자신이 성추행 피해자라고 명시적으로 밝히지도 않았다. 기자회견 이후 출연한 몇몇 인터넷 방송에서도 마찬가지였다”라고 첨언했다. 김 전 수석대변인은 또 ‘기성 언론 못지않은 영향력을 자랑하는 일부 유튜버와 일부 언론’을 겨냥해 “마치 자신들이 사건 현장에 있었던 것처럼 말하고 쓰기 시작했다. 범죄자를 넘어 악마화하고 있다. 명백하게 사실과 다른 악의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법적인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며 탈당을 선언한 강미정. ⓒ유튜브 채널 ‘JTBC News’
이 글에서 김보협 전 수석대변인은 “그분이 저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날은 지난 4월 28일”이라고 전했다. 당시 어떤 내용, 무슨 언행에 대해 고소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는 김보협 전 수석대변인은 “당은 단 한차례의 조사도 없이 저를 업무에서 배제했다”라고 토로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고소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성추행·성희롱은 없었습니다.
이같이 주장한 김보협 전 수석대변인은 “고소인은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고 당은 외부기관 조사 결과를 100% 수용해 저를 제명 처분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김보협 전 수석대변인은 “저는 그 외부기관 보고서를, 이른바 ‘피해자’의 진술‘만’이 구체적이고 일관성 있다고 받아들인,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은 ‘보보믿믿 보고서’라고 판단한다”라며 “당은 그 외부기관의 조사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이뤄졌는지 아무런 검증 없이 무비판적으로 수용해 저를 제명했다. 고소인의 손을 들어준 셈”이라고 짚었다.
김보협 전 수석대변인은 “고소인 쪽은 기자회견 등에서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다른 당직자의 성추행 사건을 뭉뚱그려 마치 저에 의한 피해자가 다수인 것처럼 말했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의도한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분명히 말씀드린다. 제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고소인 단 한 명”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수석대변인은 “기자회견에 대한 당의 공식 발표를 보면,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경우 당내 조사, 외부기관 조사, 노동청 조사에서 피해자의 주장이 대부분 인정받지 못했다고 한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라는 부연도 더했다.
이번 성비위 논란이 불거진 뒤 황현선 페이스북. ⓒ유튜브 채널 ‘SBS 뉴스’
피해자가 ‘김보협 전 수석대변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라고 고발한 지난해 12월 노래방 회식에 대해 김보협 전 수석대변인은 “밤 11시가 넘은 시각이어서 대부분 집에 가기를 원했는데 고소인이 앞장서서 식당 앞 노래방으로 일행을 이끌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수석대변인은 “노래방에서 고소인의 주장과 같은 성추행은 없었다. 고소인 외에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한 당직자는 단 한 명”이라고 단언했다.
김보협 전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김 전 수석대변인은 노래방 회식 다음날, 참석자 전원에게 “전날 안전하게 귀가했나”, “저를 포함해 누구에 의해서라도 불쾌한 언행이 없었나”라고 물었다. 김보협 전 수석대변인은 “고소인 주장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한 당직자는 물론, 모두가 잘 들어갔고, 얼굴 붉힐 만한 일은 없었으며, 침울한 기분을 떨쳐내는 데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평소 오전에 거의 출근하지 않던 고소인과도 문자 메시지로 유사한 내용의 대화를 나눴다는 김보협 전 수석대변인은 “마찬가지였다”라고 이야기했다. 김 전 수석대변인은 특히 “만약 고소인을 포함해 누구라도 전날 밤 이런저런 불쾌한 행위가 있었다고 얘기했다면 저는 그 즉시 당 윤리위에 징계를 자청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7월 택시 안에서 있었다는 성추행 의혹도 허위 주장이라고 했다. 김보협 전 수석대변인은 “제가 강남에서 강북으로 귀가하는 길에 집이 강남인 고소인을 내려주었다. 동승한 시간은 5분 안팎”이라고 구체적인 상황을 알렸다. 김 전 수석대변인은 현재 경찰 조사에서 당시 이용한 카카오택시, 운전자 정보 등을 전부 제시하고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이정섭 검사 탄핵 판결 촉구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는 강미정(중앙), 왼쪽은 박은정, 오른쪽은 김보협. ⓒ뉴스1
피해자가 언급한 내용 중에는 ‘윤석열 탄핵 선고 촉구’ 삼보일배와 일만배에 대한 것도 있었다. 김보협 전 수석대변인이 피해자가 절을 하는 모습을 보며 성적 발언을 했다는 것. 이에 대해 김보협 전 수석대변인은 “이틀 동안 진행된 삼보일배는 모든 과정이 촬영되어 당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다”라며 “강 씨의 절하는 뒷모습을 볼 수 없는 데다 광화문에서 헌법재판소까지 세 걸음 걷고 절을 하는 힘든 와중에 어떻게 성적인 발언을 했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라고 반박했다.
자신의 글 역시 일방의 주장일 뿐이라고 이야기한 김보협 전 수석대변인은 “마찬가지로 증거와 증언을 통해 사실로 확인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과 관련한 비판도, 비난도 달게 받겠다고 전한 김 전 수석대변인은 “근거 없는 비난과 욕설은 자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사실이 확정된 경우가 아니라면, 최소한 성추행 ‘의혹’이라고 써야 하지 않겠나”라고 물은 김보협 전 수석대변인은 “제가 피의자가 된 성추행 의혹 사건으로 제가 몸담았던 당은 창당 이래 가장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참담하다”라고 털어놨다. 김보협 전 수석대변인은 “고초를 겪고 계신 모든 분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라면서 “조국혁신당이 잘 헤쳐나가리라 의심하지 않는다. 저는 저 나름대로 외롭고 긴 싸움을 벌이면서 멀리서 마음으로 응원하겠다”라고 적어 글을 맺었다.